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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그린란드 관할권, 본토로 변경… 트럼프 야욕 본격화

입력 : 2025-06-18 20:00:00 수정 : 2025-06-18 18: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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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통합군사령부 변경 지시
작전 책임구역 유럽서 북부로 조정
‘덴마크서 분리, 美 영토 편입’ 의지
마크롱 “매각·강탈 대상 아냐” 비판

미국 국방부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 본토 방위를 담당하는 북부사령부(NORTHCOM)의 작전 구역으로 새롭게 편입했다. 유럽사령부(EUCOM)에 포함돼 있던 그린란드의 관할권을 변경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미국 영토 편입 시도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사진=연합뉴스

숀 파넬 국방부 수석 대변인 겸 선임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은 최근 통합군사령부 계획(Unified Command Plan·UCP)의 변경을 지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파넬 수석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의 의도와 임시 국방 전략 지침에 부합해 이 변경은 합동 부대의 미국 본토 방어 능력을 강화하며, 더욱 튼튼한 서반구 방어력과 북극 지역 동맹 및 파트너와의 관계를 심화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란드 내에는 미사일 경보·방어와 우주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피투피크 우주기지가 있으며 약 150명의 미 공군·우주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미 북부사령부는 총 11개의 미 통합군 전투 사령부 중 하나로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4월 창설됐다. 미국 본토와 푸에르토리코, 캐나다, 멕시코 등이 작전 구역으로 적국의 미국 본토 침공 시 주요 방어 역할을 담당한다. 그린란드는 북미 대륙의 일부이지만 덴마크 자치령이라는 점에서 그간 미 유럽사령부 작전구역 내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변경으로 그린란드를 덴마크에서 분리하겠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는 UCP를 통해 2년마다 관할권을 조정하지만 그린란드 같은 핵심 전략 요충지가 관할권 변경의 대상이 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집권 1기 당시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내비쳐온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전부터 그린란드가 미국의 경제안보 및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편입을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2일 미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워싱턴주 하원의원의 ‘무력으로 그린란드와 파나마를 점령할 계획을 마련했느냐’는 질의에 “국방부에서 우리의 일은 어떤 비상사태에 대해서든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특히 이번 조치는 그린란드를 미국의 북극 전략에서 주춧돌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리스 퍼거슨 전 북극 및 글로벌 회복력 담당 국방부 부차관보는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 조치는 그린란드를 ‘하이 노스 전략’(미국, 러시아 등 북극 인접권 국가들이 북극권 안보·환경 전략을 지칭하는 말)의 핵심 위치로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군 관할을 조정하는 것은 자국 권한으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일단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군 기관지인 성조지는 이날 나토 고위 관계자가 “각 회원국이 지역 내 군사 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국의 결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유럽 내부의 반발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펜스뉴스는 유럽 국가들이 이번 조치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미국이 어떻게 발표할 것인가는 관심 사항이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그린란드를 들러 기자회견을 갖고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며, 미국의 강탈 대상도 아니다”며 “덴마크와 유럽연합(EU)은 그린란드를 경제·환경·국방 측면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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