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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혁신위 추진” 김용태 “개혁안 먼저”… 국힘 쇄신 놓고 ‘엇박자’

입력 : 2025-06-17 18:30:00 수정 : 2025-06-17 2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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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 첫 회의서 “쇄신 주체 혁신위 구성
수도권 민심 복원하고 전국 정당 지향”
개혁안 관련 요청 즉답 피하고 선 긋기

金 “개혁안 여론조사 거부할 명분 없어
혁신위는 제 거취 결정한 뒤 구성해야”
당내 갈등 지속… 쇄신 흐지부지 우려

국민의힘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가 취임 후 첫 회의에서 당의 쇄신 방향을 놓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엇갈린 해법을 내놓았다. 송 원내대표가 당 쇄신 주체로 혁신위원회를 지목하면서 기존 김 비대위원장의 이른바 5대 혁신안은 사장되는 분위기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 임기 연장과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도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 비대위원장이 당원 여론조사 진행을 거듭 압박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야기되면서 당내 갈등 지속이 불가피하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이 진행해야 한 당 쇄신작업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신속하고 파격적인 쇄신을 위해 혁신위원회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는 김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포함해 당의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까지 포함하는 구조개혁을 논의하고 당내 의견을 두루 수렴하는 개혁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송 원내대표는 당 혁신 지향점이 “전국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수도권 민심의 복원”이라며 “수도권, 특히 인천·경기 지역의 민심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책·전략적으로 타기팅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막상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과 혁신위 출범을 놓고 사전 소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원내대변인 박수민 의원은 이날 원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에 출마하며 던진 비전이었기 때문에 이제부터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박 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확실히 지켜져야 하고, 개혁안도 최대한 수용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이 사실상 좌초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쇄신’을 외치면서도 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 관련 요청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지난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전날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에는 “여러 의원의 견해가 다르다”고 평가하고, 김 비대위원장이 요구한 전 당원 대상 여론조사에는 “당원 투표가 진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열이나 갈등 등의 문제가 없는지 짚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답변이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 혁신안 중 하나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선 명확한 반대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탄핵 결과에 승복했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이것을 거슬러 다시 얘기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고 답했다.

 

당내 일각에서 혁신위를 신설하겠다는 구상 역시 김 비대위원장과의 혁신 주도권 경쟁 차원이라고 보기도 한다. 혁신위 구성을 서두른다고 해도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이달 30일 이후에야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만큼 김 비대위원장이 주도한 개혁안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탄소 중립 선언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혁안 실시 여부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거듭 송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개혁안에 대해 동력을 모으고 당원들 생각을 모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필요가 있어서 (여론조사를) 제안했다”며 “개혁에 대한 의지는 같을 텐데 개혁안에 대해 많은 당원의 의견을 묻는 것이야말로 당원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송 원내대표의 혁신위 구상과 관련해서도 “혁신위는 제 거취가 결정되고 다음 지도부에서 (구성)하는 것이 맞다”며 “남은 임기 동안은 개혁에 대한 동력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의 동력을 다음 지도부로 이어나가는 것이 제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초선·재선 의원들과 각각 간담회를 열고 김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을 포함한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초선 간담회에는 43명 중 30명이, 재선 간담회에는 30명 중 16명이 각각 참석했다. 선수별 간담회에서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와 관련해 개최 시기, 의제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원내대표가 책임감을 가지고, 현재 무산 상태인 비대위를 임시로라도 구성해서 전당대회 준비 등 의결할 부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이 꼭 필요하다는 총의는 확인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 의견을 계속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8일 오전에는 3선과 4선 이상 의원들과도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백준무·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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