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소방관을 사칭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범행엔 소방관의 이름이 적힌 위조 명함이나 위조 소방 공무원증까지 사용돼 주의가 요망된다.

1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쯤 ‘경주소방서 소방사 김○○’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A사무기기 업체에 연락해 방열복과 간이소화 장치를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사무기기업체 관계자는 소방서의 구매 요청에 일부 금액을 건넸다.
이후 A업체 측이 소방서에 김 소방사의 재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칭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이 사건은 경주경찰서가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경주 한 가구점에 한 사람이 전화해 “경주소방서에 납품할 방열복을 대신 구매해달라”며 총 2000만원 상당의 거래를 요청했다. 수상함을 느낀 가구점 대표는 경주소방서에 확인한 결과 사칭 사건으로 밝혀졌다.
경주소방서는 두 사건 모두 같은 용품업체 이름이 언급됐고 실존하지 않은 이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송인수 경주소방서장은 “경주소방서는 어떤 경우에도 민간에 장비 구매를 요청하지 않는다”며 “사칭이 의심되면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신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과 경남에서도 소방공무원을 사칭한 범죄 시도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충남 천안서북소방서에 ‘서북소방서 직원이 시공 관련 문의를 하며 대리 결제를 해달라고 한다’는 지역 한 실내 인테리어 업자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용의자는 본인을 현직 소방관이라고 소개하며 5500만원 상당의 방화복 대리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서북소방서에 근무 중인 실제 소방관의 이름이 적힌 명함을 제시했다.
소방 당국의 조사 결과, 해당 소방관은 대리 구매를 요청한 적이 없었다. 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다행히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창원시에서도 의창구의 한 산업용품 도매업체에 창원소방본부 직원을 사칭한 인물이 전화를 걸어 특정 업체의 소화기와 소방 피복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방본부 확인 결과,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시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소방관을 사칭한 사기 행각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용의자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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