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공정, 공업용 윤활유 사용 확인 중…SPC “식품용 윤활유만 사용”
지난달 일어난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 현장에서 공업용 윤활유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제빵공정에 공업용 윤활유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해당 용기와 내용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라고 불리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기계 안쪽으로 들어가 컨베이어 벨트 양 측면에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공장 관계자들은 사고가 난 기계가 평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덜컹거리는 경우가 잦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장에선 A씨가 사고 당시 사용했던 윤활유 용기가 발견됐는데, 해당 용기는 시중에 판매 중인 B사의 금속 절삭유 용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속 절삭유는 가공 작업을 할 때 공구와 절삭 작업 재료 간의 마찰열 발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윤활유이다.
B사의 금속 절삭유 주요 성분은 염화메틸렌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흡입 시 두통과 어지럼증을, 접촉 시에는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장기간 노출되면 간이나 신장 손상, 신경계 이상, 심하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제빵공정에서 금속 절삭유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망한 A씨가 사고 당시 소지하고 있던 금속 절삭유 용기를 공장 측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아울러 용기 안에 담겨 있던 액체 상태 내용물과 포장 전·후 상태의 빵 여러 개를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공장 측은 용기만 금속 절삭유 용기를 사용했을 뿐 안에 담긴 내용물은 인체에 무해한 식품용 윤활유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제빵공정에 사용했다고 밝힌 윤활유는 수입산 식품용 윤활유인 C사 제품으로 알려졌다.
SPC는 “해당 설비(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는 자동장치를 통해 주요 구동 부위에 식품용 윤활유를 주입한다”며 “윤활유가 묻는 부위에는 제품이 닿지 않도록 차단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해명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공장 센터장(공장장)을 비롯해 공장 관계자 7명을 형사 입건했다. 이와 별도로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범수 대표이사와 법인을 입건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