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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은 지겹고, 배달은 비싸네”…먹는 게 가장 무서운 시대?

입력 : 2025-06-14 19:00:00 수정 : 2025-06-14 18: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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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도 집밥도 줄었다…먹거리 소비 ‘쌍둥이 감소’ 2년 넘게 지속

고물가·경기 부진, 가계 지갑 닫혀…전문가 “전례 없는 소비 위축”

마트와 전통시장에서의 식재료 구매는 물론 식당에서의 외식 소비까지 동반 감소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음식 관련 소비의 두 축이 동시에 줄어드는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14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와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 이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 소비가 줄면 가정 내 식사 수요가 늘고, 반대의 경우도 많아 상호 보완적인 경향을 보여왔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거리두기로 외식 소비가 급감했지만, 대신 집밥 수요가 늘어나며 음식료품 판매는 13년 만에 최대폭(4.6%) 증가한 바 있다. 지금처럼 두 지표가 나란히 감소하는 현상은 유례가 없다는 지적이다.

 

◆식재료 소비도, 외식도 ‘동반 감소’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21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2022년 2.5% 감소한 이후 3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초기에는 배달 음식 소비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는 배달을 포함한 전체 외식업 생산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업 생산은 팬데믹 기간 급감한 뒤 2021~2022년 반등했다. 2023년 0.7% 감소에 이어 2024년에는 1.9% 줄며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소비 위축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1분기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고, 음식점업 생산은 3.4% 감소해 전 분기(-4.7%)에 이어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 소비 위축 부추겨

 

먹거리 소비 위축의 배경으로는 지속적인 식품 물가 상승이 지목된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2023년부터 급등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은 지난 4월 4.1% 올라 2023년 12월(4.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물가도 3.2% 상승하며 작년 3월(3.4%)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식품 전반의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외식뿐 아니라 장보기마저 꺼리는 상황에 놓였다.

 

◆경기 침체·가처분소득 감소 ‘이중 압박’

 

경기 부진이 겹치며 가계 구매력 전반이 약화된 점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건설업 생산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20.7% 줄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24.2%)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산층(소득 상위 40~60% 가구) 가처분소득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중산층의 여윳돈은 3분기 연속 감소하며 5년 만에 다시 7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전문가 “복합적 위기, 정책 대응 시급”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식재료 구매와 외식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는 현상은 이례적”이라며 “한쪽 소비가 줄면 다른 쪽이 늘어나는 보완적 구조였지만, 지금은 소비 전반이 위축되는 ‘쌍둥이 감소’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그는 “단순한 소비 패턴 변화가 아닌 고물가와 저성장, 가계 구매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외식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이 나란히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은 장보기도, 외식도 어려운 이중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지금이야말로 물가 안정과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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