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학자 6명도 공습에 사망…부셰르 원전·포르도 핵시설은 공격 안 받은 듯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을 전격 공습하면서 핵심 표적이 된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로 꼽힌다.
이란은 중부 이스파한주(州)의 나탄즈와 곰주의 포르도 등 두 곳에 지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250㎞ 떨어진 나탄즈는 핵무기 제조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나탄즈에는 지하 우라늄농축시설(FEP)과 지상 핵연료농축시설(PFEP) 등 두 개의 농축시설이 있다.
FEP는 상업적 농축을 위해 지어진 시설로 원심분리기 5만대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전해진다.
현재는 약 1만4천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돼있으며 그 중 약 1만1천대가 순도 5%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발전용 연료로 쓰일 수 있는 수준이다.
지상 PFEP에는 원심분리기가 수백개가량 설치돼있는데, 이란은 이곳에서 최대 순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순도 60%는 준무기급으로 평가된다.
핵무기 생산을 위해서는 순도 9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만, 이란이 60% 농축에 성공한 만큼 90%에 도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이 현재 비축된 농축도 60%의 우라늄을 무기급으로 전환하는데 2주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온 바 있다.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2002년 이란 반정부단체의 폭로로 존재가 국제사회에 알려졌으며 이후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과거에도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 1순위로 꼽혀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4월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배치돼 있던 S-300 포대를 파괴하며 이란의 방공망을 타격했고, 2021년에도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감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FEP 시설은 지하 3층 깊이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느 정도 손상이 가해졌을지는 미지수다.
이란 국영TV는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이 여러 차례 공격받았다고 보도하며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이란 언론들은 또 나탄즈 핵시설에서 공습 이후 몇 시간 만에 새로운 폭발음이 들렸다고도 전하고 있다.
나탄즈 핵시설이 위치한 이스파한주에는 이 밖에도 이란의 핵기술연구센터(NTRC)와 군사시설 등 여러 핵심 시설이 밀집해있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은 다만 이번 공습으로 나탄즈 핵시설의 핵 오염 징후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현재까지 나탄즈 핵시설에서 "방사능 수치의 상승은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이란 핵개발에 관여한 페레이둔 아바시 전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과 모하마드 테헤란치 전 이슬람 아자드 대학 총장 등 최소 6명의 핵과학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이란의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부셰르 원전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나탄즈와 함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포르도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IAEA는 포르도가 현재로선 공습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란에는 이밖에 이스파한의 핵원료 제조 시설과 아라크의 중수로 기반 플루토늄 생산 시설 등이 있지만, 이번에 공습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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