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소비 침체 속에서도 마니아층의 팬덤 소비가 유통업계를 활기로 이끌고 있다. 기존 브랜드 중심의 소비 패턴에서 콘텐츠 지식재산(IP)을 중심으로 한 팬덤 소비가 새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가운데 40% 이상이 팬덤을 확보한 콘텐츠 IP를 중심으로 기획됐다. 개점 초기 패션·잡화 브랜드 중심이었던 팝업스토어 구성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최근에는 IP 범위가 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웹툰 등으로 다변화되며, 연내 팝업 일정이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팬덤을 겨냥한 IP 협업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새로운 소비 수요를 공략 중이다.
GS25는 지난 4월 모바일 퍼즐게임 ‘퍼즐 세븐틴’과 협업해 선보인 캐릭터 빵 6종을 60만개 이상 판매했다. 인기 게임 ‘블루 아카이브’와의 협업 상품인 롤케이크와 빵류는 출시 3개월 만에 300만개가 팔렸다. 게임 쿠폰이 포함된 도시락의 경우 초도 물량 100만개가 완판되며, 추가로 70만개를 긴급 생산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GS25는 에스파, 아이브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앨범도 효자 상품으로 활용 중이다.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사전 예약 후 지정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CU 역시 다양한 IP 협업을 통해 팬덤 소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협업한 하이볼은 앱 예약 888개가 출시 1초 만에 모두 팔릴 정도로 주목받았다. 오프라인 판매분 88만 캔은 3일 만에 소진됐고, 긴급 추가 생산분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500만 캔을 돌파했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협업한 10여 종의 상품도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겼다. 이 중 ‘연세우유 먹산 생크림빵’은 기존 인기 상품을 제치고 최장 기간 매출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CU는 서울 잠실 야구장 인근에 두산베어스 협업 콘셉트 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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