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보아를 향한 도를 넘은 비방 낙서가 서울 일대로 확산하는 가운데, 팬들이 자발적으로 낙서를 지우며 정화 작업에 나섰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강남역 일대 버스정류장 광고판에 보아를 향한 비방 낙서를 발견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는 각종 광고판과 안내문을 비롯해 변압기와 전광판 기둥, 전봇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상태였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AIDS(에이즈)’, ‘매독’, ‘살인자’, ‘전기’ 등 보아를 향한 악의적이고 저급한 표현들이 줄 이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점과 필체가 같다는 점을 들어 한 사람의 소행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해당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팬들의 귀에 들어가게 됐다. 이에 경찰과 관할 구청,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권익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광야119’에 신고를 접수하며 수습에 나섰다.

또 직접 낙서를 지우고자 거리로 나서는 팬들도 있었다. 한 팬은 “강남역에서 신논현역 사이에 있는 미디어폴에 적힌 낙서는 다 지웠다”며 “미디어폴 낙서도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신고받는다고 해서 제보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팬은 “낙서가 적힌 곳은 임시방편으로 가려두었다”며 “마음 같아서는 밤새도록 지켜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한탄했다. 이어 “아티스트가 제발 보지 않기를 바란다”며 “더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낙서를 보고) ‘여기도 있다’ 이러거나 소리를 내서 내용을 읽고 그랬다”며 “방치할 수 없어서 바로 지우고 신고도 했다”고 속상함을 표했다. 이외에도 “역 12번 출구부터 뒷골목까지 지웠는데 전봇대 너무 안 지워진다”며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해당 사태를 전해 들은 누리꾼들은 “팬이 아니어도 속상한데 내 가수 욕이 길거리에 저렇게 퍼져있으면 진짜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다”거나 “진짜 꼭 잡혀서 천벌 받았으면 좋겠다”, “팬들이 저렇게 제보했는데 소속사는 아직까지 입장문도 없고 뭐하고 있는 거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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