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행을 확정한 한국 축구가 안방에서 쿠웨이트를 대파하고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 홈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지난 6일 이라크 원정으로 치른 9차전 원정 경기에서 2-0 승리하며 북중미행을 확정한 한국은 쿠웨이트를 꺾고 승점 22(6승 4무)를 기록, 이라크와 최종전을 남겨둔 2위 요르단(승점 16·4승 4무 1패)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며 조 1위를 굳혔다.
B조에선 한국과 요르단이 각 조 2위까지 주는 북중미월드컵 직행 티켓을 따냈다.
11회 연속이자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또 한국은 16년 만에 월드컵 예선 무패를 달성했다.
현재와 같은 방식의 월드컵 예선 체제에선 앞서 1990년 이탈리아,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월드컵 예선 무패를 이룬 바 있다.
홍명보호는 북중미월드컵 2차 예선부터 참가해 5승 1무로 3차 예선에 오른 뒤 6승 4무를 더해 16경기 연속 무패(11승 5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쿠웨이트와 역대 전적에서 14승 4무 8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B조 최하위와 탈락이 확정된 쿠웨이트는 5무 5패(승점 5)로 예선을 마무리했다.
본선 진출을 확정한 홍명보 감독은 ‘젊은 피’를 대거 가동하며 이라크전과 비교해 선발 7명을 바꿨다.
또 발 부상으로 지난 이라크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상대로 한국은 최전방에 오현규(헹크)를 세우고, 공격 2선에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배준호(스토크시티), 전진우(전북)를 배치했다.
중원에선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원두재(코르파칸)가 호흡을 맞췄다. 주장 완장은 황인범이 찼다.
포백 수비는 설영우(즈베즈다), 김주성(서울), 이한범(미트윌란), 이태석(포항)이 지켰다.
덴마크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이한범은 A매치 데뷔전이다.
골키퍼 장갑은 이창근(대전)이 꼈다.
이라크전 선발 명단 평균 연령은 24.9세로, 이라크전(평균 28.4세)과 비교해 훨씬 젊어졌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이 70%를 웃도는 높은 점유율로 시작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첫 슈팅은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수비수 이한범이 시도했다. 전반 5분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공을 가로챈 뒤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 옆으로 크게 빗나갔다.
전반 10분에는 오현규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수비에 맞고 튕겨 나왔다.
1분 뒤에는 설영우의 크로스를 배준호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19분엔 배준호의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쿠웨이트 골키퍼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쳐냈다.
전반 25분 세트피스 찬스에선 이강인의 크로스를 이한범이 머리에 갖다 댔지만,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균형은 전반 30분 깨졌다. 이강인이 코너킥을 올렸고, 전진우와 쿠웨이트 수비수 파하드 알하제리와의 경합 과정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전광판엔 알하제리의 자책골로 떴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엔 전진우의 득점으로 기록됐다.
움츠리고 있던 쿠웨이트는 간간이 역습을 노렸지만, 한국 골문을 위협하진 못했다.
후반 들어 한국의 공격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발이 무거워진 쿠웨이트 수비를 크게 흔든 한국은 후반 6분 이강인의 추가골로 달아났다. 배준호가 전진패스를 찔러줬고, 이강인이 상대 페널티박스 안 좌측 지역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3분 뒤에는 황인범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배준호가 헤더로 떨궜고, 오현규가 문전에서 잡아 오른발 터닝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라크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득점이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24분 전진우, 배준호를 빼고 이재성(마인츠), 박승욱(김천)을 동시에 투입했다.
이재성은 교체 투입 3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주성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자, 이재성이 낚아채 왼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4골 차가 되자 홍 감독은 후반 30분 오현규, 설영우를 불러들이고 손흥민, 양현준(셀틱)을 내보냈다.
황인범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전달받은 손흥민은 A매치 134번째 경기에 나서며 이운재(133경기)를 넘어 남자 축구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3위에 올랐다.
후반 38분 수비수 이태석 대신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을 투입한 뒤 과감한 전술 변화까지 시도했다.
스리백 수비진을 구축하고, 황희찬과 양현준을 좌우 윙백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더는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한국의 4-0 승리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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