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이 10일 발표한 차관급 인사는 이재명정부가 맞닥뜨린 경제, 외교, 통상 현안을 우선적으로 풀어가기 위한 ‘포인트 인사’로 풀이된다.
윤석열정부의 12·3 비상계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위기와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대미 통상협상 대응을 위해 새 정부 내각이 꾸려지기 전 맞춤형 인사를 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 1, 2차관 인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시급한 경제 현안들을 서둘러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부터 비상경제대응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여는 등 경제현안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기재부 ‘정책 라인’에서 경제분석과장, 정책종합과장 등을 지낸 이형일 통계청장을 1차관으로, 기재부 예산실에서 예산총괄과장, 예산총괄심의관 등을 지낸 임기근 조달청장을 2차관으로 임명했다. 경제정책, 추경 편성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두 차관 모두 윤석열정부에서 차관급 청장을 지낸 인사다. 이들의 발탁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15∼17일)에 참석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말 나토 정상회의를 포함한 정상 외교 일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교부 차관 인사를 통해 외교 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을 지낸 박윤주 주아세안 대표부 공사를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해 대미 현안을 포함한 양자 외교 관리에 나서고,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를 2차관으로 임명해 G7 정상회의를 포함한 다자 외교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전 산자부 대변인을 발탁했다. 문 차관은 석유와 가스, 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통’으로 이재명정부가 추진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정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두지휘할 통상교섭본부장에는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을 임명했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산자부 통상정책국장을 지낸 ‘트럼프 유경험자’로 두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내란으로 인해 망가진 행정부를 신속하게 원상 복구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는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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