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 2.73억 달러… LNG 선가 넘어
美, 대중 제재 한몫… K조선 수주전 가열
컨테이너운반선의 신조선가(새로 건조되는 선박의 가격)가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표 격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신조선가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동량 회복과 전자상거래 확대 등으로 컨테이너운반선 수요가 늘어난 데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컨테이너운반선에 첨단 기술이 요구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10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말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2만2000∼2만4000TEU)의 신조선가는 2억7350만달러(약 3736억원)이다. 반면 LNG운반선은 2억5500만달러(약 3484억5000만원)로, 컨테이너운반선이 LNG운반선보다 1850만달러(약 252억8000만원) 더 비쌌다. 컨테이너운반선은 컨테이너와 그 안에 담긴 물품만 운송하면 되기 때문에 선박 자체 가격은 비싼 편이 아니다. 반면 LNG운반선은 LNG를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과 고망간강 같은 특수 소재가 필요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았다.
그 결과, 국내 조선업계에선 컨테이너운반선을 주요 수주 선종으로 다루지 않았다. 컨테이너운반선이 LNG운반선에 비해 건조 기간 대비 수익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조선소에서 저가로 컨테이너운반선을 찍어내듯이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환경 규제 강화로 기술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동량 회복으로 컨테이너운반선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컨테이너운반선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특히 최신 컨테이너운반선에는 LNG 추진, 이중연료 엔진, 에너지 절감형 선형 등 최첨단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또 미국의 중국 견제로 선박회사들이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컨테이너운반선 수주를 맡기면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
국내 조선업계도 컨테이너운반선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2조4000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운반선 8척 건조 계약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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