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수 대회 우승, 세리나 후 10년 만

지난해 메이저 테니스 대회 우승 없이도 여자 스포츠 선수 통틀어 최고 수입(3440만달러)을 올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코코 고프(21·미국·사진)가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635만2000유로·약 876억7000만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고프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를 상대로 2시간 38분 만에 2-1(6-7<5-7> 6-2 6-4) 승리를 거뒀다.
고프는 2022년 프랑스오픈에서 준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5위)에 0-2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결승을 앞두고 긴장감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고프는 이번엔 정신력 싸움에서도 상대를 압도할 만큼 성장했다.
80분이나 이어진 1세트에서 고프는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줬다. 크게 좌절할 법했지만 2세트부터 더 흔들린 것은 사발렌카였다. ‘언포스드 에러’(Unforced Error, 상대의 기술이나 노력이 아닌 자신의 실수나 판단으로 생긴 에러)가 고프는 30개였던 반면 사발렌카는 70개나 됐다. 고프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건 2023년 US오픈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선수의 프랑스오픈 우승은 2015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10년 만이다.
고프는 15세 때인 2019년 윔블던에서 4라운드까지 오르며 최고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의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주춤했던 미국 여자 테니스계는 고프의 잠재력에 열광했고, 단숨에 미국 마케팅업계가 주목하는 슈퍼스타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호주오픈 8강 승리 후 “틱톡 안녕”(RIP TikTok USA)이라는 메시지를 카메라에 남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업체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의 서비스를 막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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