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끝났다… 심각한 결과 있을 것”
양측 불화에 美 우주개발 사업도 비상
세계 최고 권력자와 최고 부자의 ‘브로맨스’가 파국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답다”고 자부한 감세법안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역겹다”고 비난을 퍼부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머스크 CEO는 수습에 나선 모양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의 행보에 따라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내놨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N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관계가 끝났으며 더 이상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대통령실에 무례했다”면서 감세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후보를 후원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 CEO와 대화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나는 다른 일을 하는 데 너무 바쁘다. 그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국의 결정적 계기는 머스크 CEO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을 “낭비로 가득 차 역겹고 끔찍하다”고 비난한 것이었다. 5일 두 사람의 공방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머스크 CEO는 미성년자 성착취 등으로 수감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을 언급하며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탄핵’에 동조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변호사조차 내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우리 예산을 절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 머스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고 스페이스X 정부 계약 해지를 시사하며 응수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선을 활용해 우주비행사와 물자를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 나르는 계약을 미국 정부와 맺은 상태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올린 SNS 글을 지웠다. 6일에는 “트럼프와 머스크가 위대한 조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억만장자 빌 애크먼의 글에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답하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의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해 별 효과는 없는 듯 보인다.
두 사람 간의 불화에 미국의 우주개발에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국방부가 스페이스X를 대체할 기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사가 ISS에 우주인을 보내거나 돌아오도록 할 때 사용 가능한 우주선은 현재로선 스페이스X의 ‘드래건’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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