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새 정부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경기부양책과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6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0.7%에서 1.1%로 높이면서 “미국의 관세 리스크 완화, 미국과 중국의 성장 전망 상향, 한국의 재정 부양 가능성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1차 추경에 이어 2차 추경이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1% 규모로 이뤄질 경우 올해 성장률을 0.3%포인트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또 중국 수출이 5% 회복될 경우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약 1.6% 증가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봤다.
바클리는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0%로, 내년은 1.4%에서 1.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22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1.1%로, 내년은 1.4%에서 1.5%로 각각 높였다.
그러나 평균 전망치가 올라가지는 않았다. 해외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0.8%로 한 달 전과 같았다.
이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문은 침체가 계속되고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역성장 탈출을 위한 적극적 경기 활성화 노력 시급’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 전망 시나리오로 △U자형(완만한 회복) △스우시(나이키 로고 모양·저속 회복) △더블딥(재침체) 세 가지를 제시하고 시나리오별 올해 성장률을 1%대, 0.7%, 0%대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1분기 경기 저점을 찍은 뒤 2분기부터 회복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며 “가계와 기업 경제 심리가 신속하게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의 적시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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