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태블릿PC 볼 땐 50㎝ 이상 띄워야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근시로 안과를 찾는 10세 미만 소아는 한 해 약 25만명에 이른다.
근시 예방을 위해서는 근거리 작업 시 적절한 거리 유지와 충분한 야외활동이 필요하다. 대한안과학회, 미국안과학회(AAO), 세계사시소아안과학회(WSPOS) 등 관련 단체들은 소아·청소년에게 하루 2시간 정도의 야외활동을 권장한다.

많은 부모가 ‘햇빛 노출’ 권고를 들으면 의아해한다. 강한 자외선은 눈의 노화를 촉진하고 장시간 노출되면 망막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속해서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같은 안질환 및 시력 감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소아 역시 자외선이 강한 날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거나 직접 햇빛을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소아의 경우 햇빛을 너무 기피하는 것도 시력 발달에 해가 될 수 있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대희 전문의는 “소아를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할 수는 없지만, 기니피그 등 동물 실험에서 강한 빛(수천~1만 lux 이상)을 이용한 결과 안구 길이가 늘어나지 않아 근시가 억제된 것으로 나왔다. 이런 수준의 빛은 실내조명으로는 어렵고 최소한 흐린 날 야외 정도는 돼야 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햇빛의 근시 억제 기능을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동물실험을 통해 강한 빛을 쬐었을 때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도파민은 망막(눈의 안쪽 감각층)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빛 자극에 반응해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안구 길이 성장을 억제한다.
김 전문의는 “(사람의 경우) 햇빛 노출이 많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근시 진행이 적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햇빛 노출량보다 활동량이 근시 억제와 관련됐다는 연구들도 나왔다. 기존에 근시가 심한 소아일수록 비만도가 높다는 연구도 있었던 만큼 활동량 역시 근시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에는 ‘4세 고시’, ‘7세 고시’로 책과 태블릿 등 근거리 작업이 소아에서 증가한 것도 근시 발생에 영향을 준다.
김 전문의는 “책이나 태블릿을 볼 때는 가능한 거리를 50㎝ 이상 띄우고 중간중간 눈을 쉬어주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휴대폰이나 태블릿보다는 큰 화면의 TV를 통해 시청하는 것이 눈의 조절력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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