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선 패배 후폭풍에 휩싸인 국민의힘에 연일 포격을 퍼붓는 것과 관련해 보수 정계 개편의 한 축으로서 존재감을 이어가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전 대구시장은 7일 페이스북에서 “나는 아무리 털어도 나올 게 없으니 날 비방하지 마라”며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교체 사건은 직무강요죄로 반민주 행위이고 정당 해산사유도 될 수 있다. 기소되면 니들은 정계 강제 퇴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라며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그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그룹’은 모두 처벌 받을 것”이라며 “모가지 늘어트리고 석고대죄 하고 있거라”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정치 검사 네 놈이 나라와 당, 보수 진영을 거덜 냈다”고 적었다.
그는 3년 전 윤 전 대통령과 겨뤘던 대선후보 경선 때도 친윤계(친윤석열계)의 공작으로 패배했다고 주장하며 “그 당은 이제 회생하기 어려울 정도로 뼛속 깊이 병 들었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2021년 내가 복당했을 때)이미 당은 보수를 궤멸시킨 윤석열이 뻐꾸기 둥지를 틀어 내가 숨쉴 틈이 없었고, 2021년 8월 윤석열에게 (경선 당시) 국민 지지율은 10.27%포인트나 압도하고도 쌍권(권영세∙권성동 의원)과 당내 기득권, 신천지 등을 동원한 당원 투표에서 참패했다. 사기 경선으로 후보 자리를 (윤 전 대통령에게) 내주고 다시 대구시장으로 내려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때 탈당을 생각했지만 마지막 도전을 위해 보류하고 차기 대선을 준비했으나, 이번에도 정치 검사 출신 네 놈의 합작으로 또 한 번의 사기 경선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믿었던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모두 사기 경선의 공범이 되고, 나홀로 경선을 하게 됐을 때 그때부터 이제는 당을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고 보수를 잠칭한 사이비 레밍집단이고, 사익만 추구하는 이익집단에 불과하다”며 “나를 탓하지 말고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 회생의 불씨인 이준석도 탓하지 마라”고 밝혔다.
또 “그것은 모두 니들의 자업자득”이라며 “곧 다가올 ICE AGE(아이스 에이지)는 혹독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홍 전 시장이 중앙 여론전을 통해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이어가는 데는 보수 개편의 한 축으로서 향후 역할 가능성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 천하람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홍 전 시장께서 비록 정치를 그만하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홍 전 시장의) 또 역할이 있을 것 같다”며 “국민의힘의 쇄신 시도나 전당대회가 난장판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홍준표 시장이 활동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굉장히 넓게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공간이 이준석 의원과 협업하기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 될 것로 전망한다. 모든 것은 홍준표 시장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했다.
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의 쇄신 가능성과 관련해 “당원 다수 지지를 확보하려면 결국 당내 개혁이 어젠다가 되기 보다는 ‘한동훈 좋은 사람 모여라’, ‘김문수 좋은 사람 모여라’ 이런 인기투표 식으로 흐를 수 있고, 또 친윤들이 기를 쓰고 대표 선수를 내보내 조직세로 찍어누르는 형태가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보수 개혁과 국민의힘 혁신 얘기는 들어가고 또다시 세력 다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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