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가 허니문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대장주인 삼성전자 역시 5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두고 '잃을 것이 없는 밸류에이션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주가 반등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이틀 만에 4% 넘게 뛰는 등 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는 등 선거 기간 약속했던 증시 부양책 현실화 기대감이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허니문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 또한 허니문 랠리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이자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소액주주만 516만명에 달한다. 국내 주식투자자 인구가 1400만명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투자자 3명 중 1명은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7월 8만8800원의 전고점을 뒤로 하고 장기간 내리막을 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14일에는 5만원대 마저 무너지며 '4만전자' 수모를 겪기도 했다. 주가는 지난 3월 28일을 끝으로 한 달 이상 5만원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박스권을 뚫어낼 것이란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지수 반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5일에는 6거래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5만9900원에 도달, 6만원 회복 사정거리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내년 1분기에 이르러서는 가격 반등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 기준으로도 매력도가 상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잃을 것이 없는 밸류에이션 수준"이라며 "주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90배, 12개월 확정(Trailing) PBR 기준 0.95배로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재고 조정, 컨슈머 수요 둔화, AI(인공지능) 설비투자 조정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기술 경쟁력 회복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회복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DB증권의 서 연구원은 "추세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 고객사향 1cnm(6세대 10나노급) 기반 HBM 선제 공급, 파운드리 대형 수주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NVIDIA향 HBM3E의 경우 퀄(Qualification)을 받더라도 올해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HBM4 16단에 대한 퀄을 받는 것도 그 이상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HBM의 본원적 경쟁력 상승이 확인되지 못할 경우 박스권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300원(2.25%)오른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 가까이 오르며 5만9900원을 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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