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위해 기도를… 모든 전쟁 끝나야”
올해 101세가 된 미국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가 노르망디 상륙작전 81주년을 맞아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에서 자신의 결혼 1주년을 기념했다. 그는 지난해 96세의 프랑스 여성과 노르망디 해변에서 결혼식을 올려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군 참전용사 해럴드 테렌스가 이날 노르망디 해변에서 열린 상륙작전 81주년 기념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노르망디 해안가 성당에서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지 꼭 1년 만이다. 101세의 테렌스는 “모든 것 중에서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며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러시아, 가자 지구 등에서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며 “나는 전쟁이 정말로 역겹다”고 덧붙였다.

뉴욕 출신인 테렌스는 미국이 2차대전에 뛰어든 직후인 1942년 육군항공대(현 공군)에 입대해 아프리카 및 유럽 전선으로 보내졌다. 전투기 정비사가 된 테렌스는 1944년 6월6일 디데이 당일 노르망디 부근의 독일군을 공습하고 돌아온 미군 전투기들이 바로 재출격할 수 있도록 신속히 정비하는 일을 담당했다. 이후 1945년 5월 나치 독일이 연합국에 항복할 때까지 여러 임무를 수행하고 그해 6월 귀국길에 올랐다.
2021년 테렌스는 프랑스 국적자이면서 뉴욕에 오래 거주해 온 여성 잔느 스웨를린과 처음 만났다. 당시 테렌스는 70년 동안 해로한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서 무척 상심한 상태였다. 앞서 두 번의 결혼 생활을 마친 스웨를린도 외로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테렌스와 스웨를린은 처음에는 어색한 사이였으나 곧 친밀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계기로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100세 미국 남성과 96세 프랑스 여성의 혼인 소식에 양국은 물론 세계 각국 언론이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 정부 주도로 성대하게 개최된 상륙작전 기념식 후 이틀이 지난 6월8일 노르망디 해변의 한 작은 성당에서 열린 두 사람의 혼례는 축하객과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테렌스는 평소 “노르망디는 미국의 51번째 주(州)”라고 말할 만큼 프랑스 그리고 노르망디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내왔다. 그는 종전 후 74년이 지난 2019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맺어진 미국·프랑스의 우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국빈으로 프랑스를 방문하고 있었는데 마크롱은 바이든 부부를 위한 국빈 반찬에 특별히 테렌스 부부를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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