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청년 사회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 등을 태우고 가자지구에 구호품 전달을 위해 나선 범선의 접근을 이스라엘 정부가 불허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자유선단연합 소속 범선 매들린호의 가자지구 접근을 불허하기로 했다. 매들린호는 지난 1일 이탈리아 남부 칸타니아에서 분유, 기저귀, 밀가루, 쌀, 정수 필터, 위생용품, 의료장비 등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싣고 가자지구를 향해 출항했다.

이 배에는 청년 사회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탑승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툰베리는 15세 때인 2018년 스웨덴 국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하며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뒤 세계 곳곳의 시위 현장을 누비며 환경과 인권 관련 의제를 호소해 청년 환경·인권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매들린호에는 툰베리 외에도 미국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배우 리엄 커닝햄, 팔레스타인계 프랑스인 리마 하산 유럽의회 의원 등 10명이 탑승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당초 무장을 갖추지 않은 매들린호가 안보 위협이 아니라고 보고 정박을 허용할지를 검토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 대한 육상·해상 봉쇄를 약화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1년8개월째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이며, 하마스가 구호품을 가로채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가자지구를 봉쇄중이다.

툰베리는 출항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생중계된 대량학살 앞에서 전 세계가 침묵하는 것만큼 위험하진 않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입항 불허를 예상하고 충돌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에 따른 향후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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