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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에 당한 푸틴, 트럼프에 “우크라 응징할 것”

입력 : 2025-06-05 18:49:10 수정 : 2025-06-05 21: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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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분간 통화… 보복 공격 의지 피력
정부회의선 교량붕괴·열차 탈선 언급
“우크라, 민간인 표적 테러 자행” 주장

WSJ “美, 우크라 지원용 무기 부품
중동 내 美 공군부대로 할당” 보도
트럼프, 우크라 압박으로 선회 가능성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네 번째 통화에서다.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용 무기를 미군용으로 전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돼 러시아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우크라이나 압박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1시간 15분 통화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공기 공격과 양측이 진행 중인 다양한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의한)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매우 강력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기습적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등 항공기 수십대를 파괴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이 보복 공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뜻이다.

드론 공격에 파괴된 러 전략폭격기 잔해 4일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벨라야 공군기지에 사흘 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의 잔해가 활주로에 널려 있다. 이르쿠츠크=로이터연합뉴스

유리 우샤코프 크레믈궁 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군용 비행장 공격 주제를 꽤 길게 다뤘다고 확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듣는 것이 매우 유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격 계획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제공받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주재한 정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을 표적으로 테러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는 실제 보복에 나서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주 프릴루키를 드론 6대로 공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의 공격으로 한 살 아기를 포함한 일가족 3명 등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살인을 계속할 시간을 벌려 한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느낄 때 또다시 살인한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 외교에서 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및 종전 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완전히 미쳤다”고 비판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압박에 한동안 주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는 데 쓰도록 제공하려던 지상 기반 로켓용 특수 퓨즈를 중동의 미 공군 부대로 할당하고 있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획득한 군사 장비를 중동 내 미군을 위한 용도로 전용키로 했다는 것이다. 미군이 3월 시작한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과 관련한 물자 공급 필요 등에 따른 것일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 약화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 불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레오 14세 교황과도 통화하며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교황은 러시아가 평화에 기여하는 조처를 할 것을 호소하며, 당사자 간 긍정적인 접촉의 성사와 분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그간 교황의 통화 내용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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