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세이상 동점골… 2-1 승리 견인
호날두는 A매치 137번째 골 기록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0)에서 전년도 우승팀 독일은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 1승1패였던 독일은 포르투갈을 잡아야 다음 라운드 진출 희망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독일을 3-0으로 물리쳤다. 세르지우 콘세이상이 세 골을 몰아치며 포르투갈의 공격 선봉에 섰고, 독일은 초라하게 짐을 쌌다.
당시 씻기 힘든 수모를 겪었기 때문인지 이후 독일은 포르투갈만 만나면 칼을 갈았다.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3·4위전에서는 3-1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에서는 4-0으로 포르투갈을 제압했다. 유로 2008과 2012, 2020에서도 포르투갈은 독일에게 발목이 잡혔다. 포르투갈은 유로 2000 이후 25년간 독일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랬던 포르투갈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 준결승에서 드라마 같은 승리를 거뒀다. 25년 전 독일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콘세이상의 아들 프란시스쿠 콘세이상(유벤투스)이 동점을 만들자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역전 골을 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포르투갈은 5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24∼2025 UEFA 네이션스 리그 4강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독일은 후반 3분 요주아 키미히(뮌헨)가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투입한 크로스를 플로리안 비르츠(레버쿠젠)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포르투갈 골망을 흔들었다.

포르투갈은 후반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와 콘세이상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는데 주효했다. 콘세이상은 후반 18분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터트리며 1-1 균형을 맞췄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포르투갈은 승부를 뒤집었다. 5분 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누누 멘데스(파리 생제르맹)가 낮게 깔아 보낸 크로스를 골대로 쇄도하던 호날두가 오른발로 차 독일 골망을 흔들었다. 220번째 A매치에 나선 호날두는 이 골로 137호골을 완성했다. 포르투갈은 이후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독일을 3·4위전으로 밀어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25년 간 이기지 못했던 팀을 만났기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이 컸다”며 “독일 원정에서 승리한 건 40년 만인데 포르투갈에 이런 역사적인 승리를 안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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