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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클래식과 전쟁사 외

입력 : 2025-06-07 06:00:00 수정 : 2025-06-05 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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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전쟁사(서천규, 북코리아, 2만2000원)=클래식 음악 중에는 전쟁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많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 생명과 가족애, 희망과 사랑, 인간애, 자유와 평화 등을 다루고 있다. 음식도 스토리텔링과 함께하면 더 맛이 나듯이 음악도 당시의 배경과 스토리를 알고 들으면 그 느낌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전쟁사를 읽을 수 있다면 그 느낌은 크게 달라질 것이고, 거꾸로 전쟁사를 접하면서 그 전쟁이 소재가 된 음악을 듣는다면 훨씬 재미있다. 현직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장인 서천규 예비역 준장이 전쟁사를 시대순으로 풀어가면서 각 전쟁을 소재로 한 클래식 음악을 곁들여 소개하는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을 소재로 한 차이콥스키의 ‘오를레앙의 처녀’, 미국 남북전쟁을 묘사한 필립 글래스의 ‘애퍼매톡스’, 독일군에 포위된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의 참상을 노래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등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전쟁과 그 전쟁을 소재로 한 클래식 음악을 망라했다.

지극히 사적인 일본(나리카와 아야, 틈새책방, 2만2000원)=전 아사히신문 기자로 10년 넘게 한국에서 활동한 저자가 일본과 일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일본’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어 생각하는 일본이 실제로는 지역별로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다층적이고 이질적인 사회의 집합체라고 말한다. 일본을 이루는 47개 지역은 각기 다양한 정체성과 개성을 지닌다. 한국은 중앙집권 체제가 구축된 지 오래이지만, 일본이 중앙집권 체제가 마련된 것은 메이지시대 이후다. 나라가 길고 크게 4개 섬으로 나뉘어 있어 국내 이동이 쉽지 않아 수도 도쿄의 영향력은 한국의 서울만큼 크지 않다. 식민 지배 사과와 교포 차별, 일왕 전쟁 책임에 관해 일본인이 어떻게 느끼고,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거꾸로 가는 택시(김지영, 산지니, 1만9800원)=노년에도 일하는 삶을 꿈꾸는 평범한 택시운전사의 삶을 통해 노동하는 삶의 가치를 전하는 에세이다. 책에 따르면 택시기사들에게 두려운 건 교통사고가 아니라 폭행 사건이다. 술에 취한 승객이 가해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야간 운전을 하지 않으면 먹고살기 힘들어 위험을 감수하고 밤중에 운전대를 잡는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확 바뀐 택시 문화의 양면도 짚는다.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면 손님이 누구인지, 목적지는 어디인지, 결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의 정보가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에 기사 입장에선 불확실성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택시 운전기사가 된 저자가 운전석에서 느끼는 애환과 차창을 통해 읽은 세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양쑤추, 홍상훈 옮김, 교유서가, 2만4000원)=중국의 한 대학에서 문학과 미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1년간 임시 공무원 재임 기간 도서관을 건립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어느날 지방 행정기관 임시직에 자원하여 파견 나간 부서에서 도서관 설립을 맡게 된다. 제대로 된 부서도, 예산도, 인력도 없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도서관이 없는 중심지’라는 부조리한 현실과 마주하는 데서 출발한다. 도서관 건립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 13개 왕조의 수도로 역사 유적이 즐비한 시안(西安)에서 건물을 올리는 일부터 만만찮은 일이다. 땅을 파면 유적이 나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도서관의 각종 업무를 둘러싼 권력 다툼도 빚어진다. 책을 사는 일에서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이어진다.

언론 본색(양상우, 인물과사상사, 1만8500원)=언론인 출신 저자가 오늘날 저널리즘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을 살펴보고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언론계가 신뢰를 상실하게 된 원인으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부족, 뉴스 시장의 급변과 기업으로서 언론사가 수익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 등을 지목하고 이런 요소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의 언론이 그간 뒷걸음만 쳐온 이유에 대해 “‘이상’만을 앞세울 뿐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언론의 이념’이 아니라 ‘언론의 본성과 현실’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참언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진실과 거짓을 끊임없이 구분해야 하며, 원하지 않는 진실을 접한 이들의 반발과 비난까지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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