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상욱 의원이 대선 후보로 나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득표율 41%를 보고 충격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보수 정당이라고 하는데 보수의 모습이 없었고, 전형적인 반보수적인 선거 운동이었다”며 국민의힘을 우선 비판했다. 그는 “참 많이 실망스러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40% 득표를 해 충격받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 3일 치러진 대선에서 총 1439만5639표를 얻어 득표율 41.15%로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49.42%)에 밀려 낙선했다. 김 전 장관은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부산, 대구, 경북, 경남 지역 등에서 이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득표가 오히려 국민의힘의 쇄신을 더욱 어렵게 할 거라고 내다봤다. ‘우리가 뭉쳐서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질 거고 특히 이러한 모습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날 거라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친윤 의원들의 생각은 ‘버텨서 당권 잡고 공천 받아 계속 버티다 보면 상대가 잘못할 때 기회가 온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며 “친윤 지역에서의 승리로 ‘버틸 체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면 변화할 필요가 없다”며 “쇄신의 목소리는 동력이 생기지 않을 거고, 쇄신하는 척은 하겠지만 진짜 쇄신과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같은 당 의원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김 의원은 “당내 주류가 변화할 이유가 없어졌고 결국은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이라며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아무리 큰 결기를 갖고 있어도 동력이 없어 결국 본질적인 쇄신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대선 후 일상으로 돌아간 김 전 장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철봉 운동’ 게시물에는 ‘당권 도전’ 등 의미가 숨었다고 김 의원은 짚었다.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알린다는 얘기다. 다만, 김 의원은 “당은 내가 이끌 거야(라고 하지만), 역시나 동력이 없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주류를 이루는 친윤계 의원들에게는 자신들과 결이 다른 김 전 장관을 따를 생각이 전혀 없을 거라는 얘기다.
김 의원은 “김문수 후보를 따르는 의원들이 소수에 불과하고 이분들도 전형적으로 김문수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니까 따랐던 사람들”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 쪽도 동력이 없고 여전히 친윤은 ‘나의 지역, 나의 호족, 나의 지역의 왕의 자리는 굳건하다’는 걸 입증했기 때문에 이분들이 도리어 힘을 더 받는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빨간색 옷 입다가 파란색 옷 입었는데 내적 혼란은 없었나’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는 “있을 줄 알았는데 별로 없었다”며, “이번 선거는 파란색 빨간색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계속해서 “유세에서 하시는 말씀들, 행동하시는 부분들을 보면서 이분은 정말 제가 모시고 많이 배워야 하는 분이다, 정말 훌륭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 대통령을 높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