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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한테 안 미안해요?”…처자식 태워 바다 돌진·혼자 탈출 40대 대답은

입력 : 2025-06-05 07:47:34 수정 : 2025-06-05 08: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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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먹인 뒤 진도항 바다 돌진
열린 창문 통해 탈출…“무서워서”
아들들 살인·아내 자살방조 혐의 구속

생활고를 이유로 처자식 3명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경찰에 구속됐다.

전남 진도에서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일가족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지난 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지난 2일 진도항에서 일가족 4명이 탑승했던 차량을 인양하는 모습. 뉴스1

 

5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인 및 자살방조 혐의로 지모(49)씨를 전날 구속했다. 김호석 광주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망 우려 등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12분쯤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가족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해상으로 돌진해 고등학생인 두 아들(18·16)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승용차에 함께 탄 지씨의 동갑내기 아내도 숨졌는데, 경찰은 아내에 대해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전날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던 지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들한테 미안하지 않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입을 꾹 다문 채 호송차에 올랐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에도 지씨는 묵묵부답하며 다시 호송차에 탔다.

 

지씨는 지난달 30일 가족에게 “여행을 가자”며 광주 문흥동 자택에서 차를 타고 나와 같은 날 오후 7시쯤 전남 무안군의 한 펜션에 투숙했다. 이후 지난 1일 가족에게 수면제 탄 음료수를 먹이고 범행했다. 지씨는 바다에 가라앉은 차에서 열려 있는 승용차 운전석 창문을 통해 혼자 탈출해 광주로 도주, 약 44시간 뒤 체포됐다. 숨진 아내와 아들들은 진도군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저 면에 가라앉은 지씨의 대형 세단 안에서 숨진 채로 인양됐다.

진도에서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일가족을 숨지게 한 40대 가장이 지난 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광주=뉴스1

 

당시 육지까지 헤엄쳐 나온 지씨는 친구 김모(51)씨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해 차량을 얻어타고 광주로 도망쳤다. 도주 과정에서 지씨는 한차례도 112, 119 등에 가족들의 구조를 요청하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지씨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범죄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건설 현장 근로자였던 지씨는 1억6000만원 상당의 빚, 아내의 건강 문제 등 생활고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울증을 앓던 아내를 돌보느라 직장 생활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계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추락 전 수면제를 먹었지만 막상 물에 들어가니 무서워 차에서 혼자 탈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부검 결과 부인과 두 아들 사인은 모두 익사였다. 경찰은 지씨가 생활고와 가족의 우울증으로 힘들어 범행했을 가능성 외에도 보험금 수령 목적이 있었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 지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도피를 도운 김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한편 생활고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처자식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가장의 범죄는 매해 꾸준히 발생 중이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용인 사건의 범인은 처자식뿐만 아니라 부모까지 5명을 살해해 지난달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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