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졌다. 입시업계에선 수학은 대체로 작년 수능과 유사하지만 고난도 문항의 난도가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EBS “작년 수능 비슷하지만 고난도 문제 변별력↑”
이날 6월 모의평가를 분석한 EBS 대표 강사진과 입시업계에선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왔다. 수학의 경우 2022학년도에 문·이과 통합수능 도입 후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2022)→ 145점(2023)→ 148점(2024)으로 ‘불수능’ 기조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수능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으로 내려왔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 145점 이상은 어렵게 나온 ‘불수능’, 135점 이하는 ‘물수능’으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는 아주 어렵지는 않은 비교적 적정 난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번 6월 모의평가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됐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특히 중위권 학생도 풀 수 있는 문항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됐고, 전반적으로 계산량이 줄었다”며 “복잡한 계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출제됐고 한 문항에 너무 많은 개념을 필요로하는 문항도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6월 모의평가는 재학생들이 수능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 아니다 보니 수능 기준으로 예측했을 때보다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 교사는 “작년에 출제되지 않았던 합답형(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제)이 나왔지만 그 문항도 비교적 쉽게 나왔다. 개념만 이해하고 있으면 풀 수 있는 수준”이라며 “기존 시험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객관식에서도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그런 문제들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난도는 무난하지만, 최상위권을 변별하는 고난도 문항의 난도 자체는 작년 수능보다도 올라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심 교사는 “통상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22번, 30번의 경우 이전 문제들보다 사고의 깊이를 강화했다”며 “변별력 높은 문항도 출제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수학은 최상위권 변별력에 힘을 주면 중위권 변별이 무너지는데,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중위권과 상위권, 최상위권을 두루 평가할 수 있는 문항 개발에 정성을 많이 들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적분 문제 어려웠다”
입시업체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2025학년도 수능보다 약간 낮은 난도”라며 “확률과 통계, 미적분은 2025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고 기하와 공통과목은 약간 쉬웠다”고 밝혔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는 “공통수학과 미적분은 작년 수능보다 조금 쉽게, 확률과통계 및 기하는 전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는 “작년에는 기존의 특정 문항 번호에서 최고난도로 출제되던 경향이 보이지 않고 중, 고난도 문항이 다소 늘어나는 방향으로 출제됐다”며 “공통과목에서는 최고난도 문항번호인 13번, 14번, 15번, 21번, 22번 문항이 난도 차가 거의 없게, 선택과목에서는 28번, 29번, 30번 문항의 난도 차가 거의 없게 중, 고난도로 출제됐다”고 밝혔다.
등급 가르는 문항으로는 22번, 30번 등이 꼽혔다. 김 실장은 “22번은 그동안 해당 번호에 출제되지 않던 단원인 수학Ⅰ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단원 문제로 출제됐다”며 “미적분은 30번은 각 조건을 해석하는 데 높은 사고력 혹은 미분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하의 경우 도형의 기본 성질을 적극 활용하는 문항들이 출제돼 도형에 대한 기초 학습의 완성도가 체감 난이도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종로학원은 특히 미적분이 매우 어렵게 출제돼 작년 수능은 물론 매우 어렵게 출제된 작년 6월 모의평가보다도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의대 등 이과 상위권 변별력이 상당히 높게 출제됐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문항으로 특정할 수 있는 문항은 없으나 미적분 28번, 29번, 30번 마지막 3문제 모두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에게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공통과목에서는 15번, 22번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확률과 통계, 기하 선택한 학생들은 선택과목보다 공통과목에서 매우 어려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도 “공통과목과 확률과 통계, 기하는 작년 수능과 비슷하게 출제됐지만 미적분은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하 30번에 대해서도 “평면벡터의 내적을 해석하여 벡터의 내적의 최솟값을 구하는 문항으로 출제되어 가장 난도가 높은 문항이었다”고 평가했다.
◆“익숙한 유형 출제 경향…기출 학습 중요”
6월 모의평가는 앞으로의 학습의 방향을 짤 수 있다는 데서 중요하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이번 시험은 수학학습은 개념과 원리에 충실한 학습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단순 문제풀이 스킬보다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하고, 요령보다 원칙적인 학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 담은 시험이었다”고 밝혔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새로운 형태의 문항보다는 익숙한 유형이 반복 출제되고 있으므로 학생들은 기출문제와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한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출 유형의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다양한 문항에 적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유형에 대한 익숙함과 응용력을 높일 수 있는 연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나치게 많은 개념을 이용하거나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보다는 정의와 성질을 이용해 추론하는 형태의 문항으로 출제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개념학습과 이를 이용하여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유형들로 출제되기 때문에 주로 어렵게 출제되는 공통과목(수학Ⅰ, 수학Ⅱ)은 정확한 개념학습과 더불어 예년 기출문항들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는 “수학영역 고득점을 위해선 현재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올바른 학습법을 선택해 실행해야 한다”며 “상위권 학생은 평가원의 6월·9월 모의평가와 11월 수능 기출 문제를 푸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N제 또는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낯선 문제에 대한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중하위권에게는 “교과서와 같은 개념서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있는 기본 개념을 충분히 익혀 개념을 정확하게 완성하고, 평가원의 6월·9월 모의평가와 11월 수능 기출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어떻게 기출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기출 문제에서 역으로 개념을 끄집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태도를 가질 것”을 추천했다. 수능까지 5개월 정도 남아 있으므로 조급하게 공부하기보다 여유를 갖고 긴 안목으로 학습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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