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김민석, ‘비상계엄’ 경고 공신
李, 국정철학 이해도 높아 신뢰
강훈식, 70년대생 비서실장 눈길
대통령실 ‘기민한 운영’ 의중 반영
내정 4명이 현역의원… 2명은 비례
인수위 없어 ‘능력 검증’ 측근 투입
‘정책실장’ 거론 이한주는 고사 뜻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첫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첫 인선을 발표하면서 인사의 세 가지 기준으로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감, 실력을 제시했다. 대선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친분보다는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원칙을 밝혀온 이 대통령은 이날 인선의 배경에도 ‘능력중심주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 역시 인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가장 관심을 끈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을 지명한 이유를 직접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김 의원이 당·정 전반에서 정책 수립과 전략 조율을 주도하며 실무 능력을 입증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의원의 외교·국제 감각과 갈등 조정 능력은 국정운영의 조율자 역할을 수행할 총리로서의 자질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선 이후 통합과 협치의 메시지를 강조해온 이 대통령으로서는, 당내 전략가이자 실무형 정치인인 김 의원을 첫 총리로 세움으로써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고, 위기 극복과 민생 회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당초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인선을 두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계 인물을 선택하거나 이 대통령 자신이 영남 출신인 점을 고려해 호남 지역 원로를 지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결국 당 지도부에서 자신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온 김 의원을 택했다.
이 같은 인선의 배경에는 김 의원을 향한 이 대통령의 깊은 신뢰가 깔려 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이재명 2기’ 지도부에서 수석최고위원을 맡아 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전략통 역할을 했고 대선 선대위에서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보수진영 후보들의 단일화를 견제하는 등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해 가장 먼저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제기해 당이 사전에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1등 공신으로도 꼽힌다.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강훈식 의원은 1970년대생으로 처음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다. 젊은 비서실장을 임명해 대통령실을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이 참모들과의 소통에 능하고, 현장에서 실무를 주도하는 ‘실행형 인사’라는 점도 비서실장으로서의 적임 요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첫 인선에는 현역 국회의원이 유독 많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이날 발표된 6명의 인사 중 4명이 현역 의원이다. 이 중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 의원을 제외하고 대통령실 참모로 임명된 세 의원의 경우 겸직 금지 조항에 의해 현역 의원직을 내려놔야만 한다. 안보실장에 임명된 위성락 의원과 대변인으로 임명된 강유정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 의석 손실 없이 다음 순번에게 비례의석을 승계해줄 수 있다. 그러나 비서실장에 임명된 강훈식 의원은 지역구 의원인 탓에 승계 없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고 그의 지역구인 ‘아산 을’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이 대통령이 첫 인선에 이처럼 현역 의원을 많이 포함한 것은 탄핵사태로 치러진 대선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당장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대표 시절 이 대통령과 지도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들을 초기에 등용해 인수인계 기간 없이 당장 정부를 운용하는 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정책실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정책실장 자리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적 부담과 개인적 사정 등의 이유로 이 원장은 정책실장직을 맡지 않는 것으로 정리된 걸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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