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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안전 위협하는 기후변화?…제주 급변풍 4년새 40%↑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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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04 19:15:27 수정 : 2025-06-04 19: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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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풍 탐지 기상라이다 6월 운영 개시
제주 급변풍 증가 추이…항공기 안전 위협
“수집한 데이터로 기후변화 연관성 판단”

“오늘도 아까 전에 급변풍 경보가 발표된 상태입니다.”

 

제주공항기상대 관계자가 4일 오후 1시쯤 제주공항 내 제2활주로 부근에 설치된 급변풍 탐지 기상라이다로 기자와 함께 이동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12시8분에 발표된 제주공항 급변풍 경보는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경보 시엔 조종사가 급변풍 강도에 따라 이륙 시 항공기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올리는 등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4일 오후 제주공항 급변풍 탐지 기상라이다가 수집한 정보가 제주공항기상대 사무실 내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다. 이달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기상라이다는 항공기 이착륙 경로 10㎞ 전부터 상공 500m까지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현장에선 급변풍 탐지 기상라이다 꼭대기 부분에 자리한 스캐너가 한창 돌아가고 있었다. 이달부터 국내 최초로 운영에 들어간 이 라이다는 스캐너를 통해 대기 중에 레이저 빔을 쏴 바람의 움직임을 분석한다. 기존 설비는 30m 고도의 급변풍만 탐지했지만 새로 도입한 라이다는 항공기 이착륙 경로 10㎞ 전부터 상공 500m까지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난기류의 일종인 급변풍은 대기 중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풍향과 풍속이 급변하는 바람으로 이착륙하는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지난달 제주공항에 강한 비바람과 함께 급변풍까지 심해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기도 했다. 

 

50억원 상당인 급변풍 탐지 기상라이다 2대가 제주에 도입된 건 우리나라 공항 중에서도 특히 급변풍이 심한 공항이라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공항 7곳에 발표된 급변풍 경보(667회) 중 무려 52%(347회)가 제주에 내려진 경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 남풍이 불기 시작하면 한라산 때문에 갈라진 바람이 제주공항에서 수렴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급변풍 현상이 심화한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기후변화까지 덮치면서 급변풍 빈도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빈발하고 대기 온도가 올라가면서 기류의 강도·경로가 변화해 급변풍 등 난기류 현상이 심화하는 데 따라 항공기 안전이 위협받는단 평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실제 제주공항 급변풍 경보 발표 건수만 봐도 2020년 248회에서 지난해 347회로 40% 가까이 늘었다.

 

다만 기상청은 제주공항의 급변풍 현상 심화를 기후변화의 결과로 판단하는 데엔 아직 유보적이다. 그간 제주공항에서 급변풍 관측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탓에 세부 수치가 축적되지 않아 급변풍 증가가 장기 추이인지 판단하기 이르단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급변풍 탐지 기상라이다가 이번에 운영을 개시하면서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졌고 추후 기후변화와의 연관성도 보다 엄밀하게 판단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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