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법’이라고 주장한 세금 감면안에 대해 “역겨운 흉물”이라고 비난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X에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며 공화당이 주도하는 감세 법안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이 거대하고 터무니없는 돼지들로 가득 찬 의회의 예산안은 역겨운 흉물”이라며 “이 법안에 찬성 투표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또 “트럼프의 법안이 시민들에게 엄청난 부채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법안에 대한 머스크의 적대적 표현은 머스크가 DOGE를 맡아 정부의 비용 절감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최근 DOGE 수장을 사임한 그는 트럼프와 특별한 마찰을 겪지 않고 좋게 이별했지만, 트럼프 예산안을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트럼프와 브로맨스가 완전히 깨진 것으로 보인다고 야후 파이낸스는 평가했다.
머스크는 앞서 CBS방송 ‘선데이 모닝’과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감세 법안에 대해 “재정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고 정부효율부가 해 온 성과를 훼손하는 대규모 지출 법안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법안이 클 수도 있고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둘 다 갖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가 비판한 법안에는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감세법의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및 메디케이드, 식품 보조, 교육,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등이 담겼다.

머스크의 비판에 대해 백악관은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머스크가 이 법안에 어떤 입장인지 이미 안다”며 “이는 대통령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의 국가 부채는 향후 10년간 약 3조3000억 달러(약 455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지도부는 법안을 오는 7월4일까지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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