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서 김문수보다 앞서
지난 대선 대비 李에 민심 크게 쏠려
대전·충남·충북서도 우세로 돌아서
부산·경남 득표율 격차도 줄어 승기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3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경합한 수도권과 중원 민심을 완전히 탈환하고, 험지로 꼽히던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약진하며 승기를 잡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0시 개표율 48.75% 기준 이 당선인은 전국 17개 시도 중 11곳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당선인은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김 후보를 유의미하게 앞질렀다. 서울은 이 당선인 48.4%, 김 후보 41.4%, 경기는 이 당선인 50.1%, 김 후보 40.84%로 약 두 자릿수 격차가 벌어졌고, 인천은 이 당선인 51%, 김 후보 40.2%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대선 서울·인천·경기에서 거대 양당 후보 간 표 차이가 불과 1.9∼5.3%포인트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수도권 민심이 이 당선인 쪽으로 크게 쏠린 것이다.
이 당선인은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PK에서도 약진했다. 이 당선인과 김 후보는 부산에서 각각 40%, 52.3%, 경남에서 40.5%, 51.9%를 득표했다. 지난 대선 이 당선인과 윤 전 대통령 간 득표율 차이가 부산에서 19.9%포인트, 경남에서 20.64%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울산은 이 당선인(42.9%)과 김 후보(48.2%)가 고작 5.3%포인트 차이로 접전을 펼쳤다.
중원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 이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대선 5% 안팎의 근소차로 윤 전 대통령이 우세했던 대전·충남·충북은 이 당선인의 우세로 돌아섰다. 대전은 이 당선인 50.9%, 김 후보 39.2%, 충남은 이 당선인 47.7%, 김 후보 44.5%, 충북은 이 당선인 48.4%, 김 후보 43.4% 등이다. 3년 전에도 7.7%포인트 차로 이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던 세종은 표차가 더욱 벌어지며 이 당선인 50.1%, 김 후보 40.8%로 나타났다.
김 후보가 확실히 승기를 잡은 지역은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TK(대구·경북)뿐이었다. 대구의 경우 김 후보가 72.2%로 이 당선인(19.7%)을 크게 앞섰고, 경북도 김 후보 66.7%, 이 당선인 26.6%로 보수 결집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대구·울산 등을 찾아 ‘지원사격’에 나섰는데도 지난 대선과 같은 70%대 득표율 사수에 성공한 지역은 대구뿐이었다는 점은 뼈아프다. 지난 대선 윤 전 대통령이 두 자릿수 차이를 벌렸던 강원에서도 김 후보(48.1%)가 이 당선인(44.1%)을 근소차로 앞섰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줬던 호남 3개 시도(광주·전북·전남)는 이 당선인에게 각각 84.7%, 83.8%, 85.8%를 몰아줬다. 지난 대선 이 당선인이 우세했던 제주는 54.5%로 이 당선인이 과반 이상을 득표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었던 만큼 이번 대선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3년 전 윤 전 대통령에게 향했던 표심이 어디로 이탈했는지다.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대선 이 당선인에게 투표한 응답자의 93%는 이번 대선에서도 이 당선인을 다시 뽑았다. 표심 이탈이 거의 없었다.
윤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응답자 중 82.6%는 이번에도 같은 당의 김 후보를 뽑았다. 그러나 남은 7.5%는 이준석 후보로, 9.2%는 이 당선인으로 향했다. 3년 전 윤 전 대통령을 뽑은 사람 중 범보수 계열의 이준석 후보보다 이 당선인을 택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중도층 상당수가 이 당선인 지지로 돌아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도라고 밝힌 39.2%의 유권자 중 59.4%가 이 당선인에, 29%가 김 후보에 투표했다. 자신을 보수라고 밝힌 32.5%의 유권자는 74.8%가 김 후보에게, 18%는 이 당선인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22.2% 중 87.3%가 이 당선인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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