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오전 7∼9시 당선증 교부
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외부일정
정오쯤 취임선서… 360여명 참석
1호 업무지시 ‘비상경제 TF’ 전망
인수위 대신 국정자문위 구성 검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전 공식 취임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다. 2024년 12월1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에 들어선 지 172일 만이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당선인의 임기는 4일 오전 7∼9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공직선거법 제14조 1항은 궐위로 인한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고 규정한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당선인 결정을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이 당선인의 신분은 대통령으로 공식 전환된다. 선관위는 4일 오전 7∼9시쯤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당선증을 교부할 계획이다.
이 당선인은 합동참모의장으로부터 북한 동향 및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 안보 상황 보고를 받으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대통령 임기 개시와 동시에 국군통수권 등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 대통령 권한대행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자동 이양되기 때문이다.
첫 외부 일정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가 될 전망이다. 이후 4일 오전 11시∼낮 12시쯤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취임식은 국민의례, 취임선서, 취임사 등으로 간소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보신각 타종 행사나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는 생략할 가능성이 높다. 취임식 참석자는 5부요인과 국회의원, 국무위원, 종교 대표 등 360여명이다. 국회는 취임식 행사에 앞서 국회 경내 주차장 등 일부 시설 이용 제한에 나섰다.
이번 취임식이 국회의사당 앞 광장이 아닌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이유는 보궐선거 성격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 파면에 따른 선거로 임기가 곧바로 시작되기 때문에 대규모 취임식을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구성할 수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문재인 전 대통령도 19대 대선 다음 날인 2017년 5월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개식 선언, 국민의례, 취임선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으로 총 20분간 약식 행사를 치른 바 있다. 초청 인원도 약 300명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4만8500명), 이명박 전 대통령(6만405명), 박근혜 전 대통령(7만366명), 윤석열 전 대통령(4만1000명)보다 현저히 적었다. 이름도 취임식이 아닌 ‘취임선서식’으로 칭했다.
이 당선인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입성 후 국무총리 후보자, 대통령 비서실장, 대변인 등 초대 참모진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당선인은 선거운동 막판에 유세 일정을 줄이고 측근들과 함께 차기 정부의 인사와 국정 방향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국무총리부터 발표하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그가 지명한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함께 추가 인선을 논의하게 된다.

이 당선인의 1호 업무지시는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이 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당선 즉시 비상경제대응 TF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달 2일에는 ‘대통령 취임 후 무엇을 첫 번째 업무로 지시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생 문제”라면서 “경제 상황 점검을 가장 먼저 지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인수위 역할을 대신할 대통령 직속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같은 기구를 운영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정자문위는 국정과제를 정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도 인수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취임 일주일 뒤 30명 규모의 국정자문위를 출범시켰다. 국정자문위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 등을 수립하며 정부의 조직·기능, 예산 파악, 정책 기조 설정 등에 대해 자문했다.
해외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도 첫날 진행할 예정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 정상과의 통화는 첫날 다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경찰력 100%를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후보들의 안전과 선거범죄에 대비했다. 경찰은 개표 종료 시까지 갑호비상을 유지했지만, 서울 경찰의 경우 4일 당선인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집무실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갑호비상을 유지한다. 경찰은 취임식 오전 당선인이 행사를 위해 이동하는 현충로, 노들로, 국회대로에 경찰 535명을 배치하고 교통을 통제한다.
당선인 경호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에서 대통령경호처로 이관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면 경호처와 협의해 경호업무 인계 작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당선인에게는 방탄차와 호위차량이 제공되고 이동 시 교통신호가 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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