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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질라” 예적금에 20조원 몰린 은행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입력 : 2025-06-04 07:30:00 수정 : 2025-06-03 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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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5대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에 약 20조원이 유입됐다. 수신(예금)금리 하락을 예상한 금융소비자들의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다. 실제로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재빨리 예·적금 금리부터 내렸고 일부는 대출금리를 되레 올리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 수신 잔액↑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2085조4885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1837억원 불어났다.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모습. 연합뉴스

상품별로는 정기예금 잔액이 4월 말 922조4722억원에서 지난달 말 940조8675억원으로 한 달 새 18조3953억원 급증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3월 약 15조6000억원 급감한 뒤 4월에는 큰 변동이 없다가 지난달 들어 크게 늘었다. 5월 정기적금 잔액(41조6654억원)도 전월보다 1조1964억원 늘었다.

 

반면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626조7489억원으로 2조6009억원 빠졌다.

 

이는 한국은행이 올해 2월에 이어 지난달 29일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을 예상하고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그나마 높은 수준의 금리를 받으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대로 은행권이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낮추면서 3%대 금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SC제일은행은 전날부터 거치식예금 5종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내렸다. NH농협은행도 전날부터 거치식·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30%포인트,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0.25%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토스뱅크는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내렸다. 케이뱅크도 정기예금과 수시입출금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금리를 0.10%포인트씩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기록통장과 파킹통장, 개인사업자 전용 입출금상품 등 수신상품 3종의 기본금리를 각각 0.20%씩 낮췄다. 

 

◆증시회복에 ‘빚투’도 증가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신용잔고)은 18조2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잔고는 5월 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점차 증가했다. 지난달 1일 17조5329억원이었던 신용잔고는 29일에는 18조3410억원을 기록해 3월5일(18조3537억원) 이후 약 석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연중 최고치(10조6673억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 방식으로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때 늘어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투자자들이 빚을 갚으면서, 신용잔고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최근 빚투가 증가한 이유는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9일 코스피 지수는 2720선을 넘어서며 지난해 8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완화와 함께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 등 여파다.

 

아울러 주요 대선후보들의 증시 활성화 공약도 빚투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소해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 국내 증시 탈출이 지능 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을 극복하겠다”며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중산층 자산 형성을 위한 주식시장 활성화를 강조하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및 세율 인하,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증시 부양 공약을 내놓았다.

 

◆은행권, 새 정부에 “가상자산업 진출 허용” 요청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말 각 은행 전략 담당 부행장급 오찬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은행권 주요 건의사항’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에는 은행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 진출 및 비금융업 전면 허용 등이 담겼다. 은행권은 보고서에서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유통·운수·여행·ICT(정보통신기술) 등 비금융 사업을 은행 부수 업무로 폭넓게 허용하고, 산업 융복합 흐름에 맞게 부수 업무·자회사 소유 규제 방식을 ‘원칙중심 규제’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본업 차원에서도 선진 금융서비스를 자유롭게 개발·제공할 수 있도록 다른 업권과의 차별이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달라고 건의했다. 또 금융사 제재 시 현재 포괄적으로 규정된 제재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해달라고 요구했다.

 

은행권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건의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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