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배경·새 정부 과제 등 타전

대한민국의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향한 외신의 관심이 뜨겁다. 주요 외신들은 투표 상황을 타전하면서 차기 정부가 사회 통합과 경제 회복 등의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은 3일 “이번 선거가 지난해 12월 보수진영의 지도자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그가 축출된 뒤 치러지는 조기 선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선된 후보가 두 달의 인수인계 기간 없이 4일 즉시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며 “새 대통령은 경기 둔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북한의 핵 위협 등 주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새 지도자는 군사 통치 시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사회를 통합하고, 주요 무역 상대국이자 안보 동맹국인 미국의 예측할 수 없는 보호무역주의로 휘청거리는 수출 위주의 경제를 재건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새 지도자는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수출과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도 “유일한 군사 동맹국인 미국은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미 관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주한미군 비용 부담 문제, 대중 및 대북 관계 설정 문제 등이 차기 정부에 남아있다”고 봤다.

영국 BBC 방송은 메인 페이지에 한국의 대선 상황을 실시간 보도하면서 “현재 한국은 깊이 분열돼 있으며, 유력 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중 어느 누구도 여론조사에서 그닥 인기가 없다”면서 “한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국민이)누구를 집권시키고 싶어 하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집권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가’다”라고 진단했다.
일본, 중국 등 인접국 언론들도 한국 대선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K방송은 “3일 오전 11시 투표율이 지난 3년 전 대선보다 높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정권에 대한 평가와 정체된 경제 대응책이 쟁점이 된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앞서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룰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이를 저지할지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지지율이 가장 앞서는 이재명 후보가 대일 관계 중시 발언을 했지만, 진보 진영 내에선 대일 강경책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망은 선거 전날인 마지막 유세 현장을 전했다. 환구망은 “이재명 후보는 전날 서울 강북구에서 출발해 경기도 여러 도시를 돌며 유세를 벌였고, 이번 선거가 ‘내란 세력에 대한 최후의 심판으로 잘못된 표를 던진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선 “그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다시 한 번 공개 사죄하고 방탄조끼를 입고 선거운동을 벌인 이재명 후보를 언급했다”면서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그의 가족이 여러 부패 소송에 연루된 것을 맹비난했으며, 유권자들에게 ‘이준석에게 투표하는 것은 이재명을 돕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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