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6·3 대통령선거 소식을 일본 언론들도 실시간으로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NHK방송은 3일 “오전 11시 현재 투표율은 지난 3년 전 대선보다 높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정권에 대한 평가와 정체된 경제 대응책이 쟁점이 된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앞서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룰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이를 저지할지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번 대선이 이·김 후보 간 각축전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가 거듭 무산됐지만 공표금지 기간 돌입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NHK는 두 후보의 대일·대북·대미 정책 공약을 소개하는 한편 ‘지지율 톱인 이 후보의 대일 강경발언은 왜 변화했나’라는 별도 기사를 통해 “과거에는 보수 정권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일본에 혹독한 발언을 한 적도 있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급변해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당시 강경한 자세를 보였던 이 후보가 이제는 대선 후보로서 현실적인 외교 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보수층으로 지지를 확대하려는 의도와 한·일 양국 간 인적 교류의 확대 등으로 태도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차기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로 혼란스러워진 정치·사회를 재정비해야 할 뿐 아니라 저출생고령화 등 사회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북한 대응 등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어려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날 새벽 투표소를 찾은 회사원 이모(36)씨가 “지금 한국은 저출생고령화도 세계 최악 수준이고 (나라가) 발전하기는커녕 쇠퇴해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있다. 새 대통령은 계엄으로 망가진 사회의 복원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야후뉴스는 ‘0시쯤 대세 판명’ 제목의 한국 언론 일본어 기사를 최상단에 배치했고, 요미우리신문도 “투표는 3일 오후 8시 마감돼 이날 개표된다. 심야 이후에 대세가 판명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한·일 관계 대응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이라며 “현재의 전략 환경에서 일·한 관계나 일·미·한 협력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일·한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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