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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스테이블코인 57조 거래에도… 법·제도 미비

입력 : 2025-06-02 20:10:00 수정 : 2025-06-02 18: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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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내 거래 규모 처음 공개
법정화폐 연동 안정가치 유지 가상자산
달러 기반 테더 47.3조? USDC 9.6조
이대론 자본 유출?통화 주권 약화 우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관심사로
일각 “국내에선 실효성 떨어진다” 지적
금융위, 관련 논의중… 입법에 반영 계획

올해 1분기 국내에서 거래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57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관련 법·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 유출 및 통화 주권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주요 공약에 포함시켰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USDT, USDC, USDS 등 3종의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총 56조9537억원에 달한다.

이 중 ‘테더’로 불리는 USDT가 47조3311억원(83.1%)으로 가장 많고, USDC가 9조6186억원(16.9%), USDS는 41억원(0.01%) 순이었다. 이외 군소 스테이블코인들은 거래 규모가 미미하거나 거래지원 중단(상장폐지)이 잦아 한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기존 법정화폐와 가격을 연동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USDT, USDC 등이 1개당 가격을 1달러로 고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7조598억원에서 4분기 60조2902억원으로 단숨에 3배 넘게 늘어난 뒤 올해 1분기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올해 3월 말 기준 2373억달러로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국내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보편화되면 원화 결제 비중이 줄어들고, 대규모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원·달러 환율 결정 메커니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 통화수요 감소 및 외화 수요 증가로 환율이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빠른 자본 이동성과 탈중앙화 구조는 위기 발생 시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진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연구소 신상희 수석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해외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도 크다”면서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가상자산 사업자 현황을 보면 외부지갑으로 빠져나간 규모가 상당한데 추적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만들어놔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제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 차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가상자산 시장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축 통화가 아닌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거래에서 수요가 떨어지고, 지급결제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국내에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법정 통화처럼 쓰이기 때문에 수요가 있지만 원화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신 수석은 “우리나라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용도가 주로 가상자산을 매매하는 것인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그걸 사서 다시 코인에 투자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면서 “일반 상거래에서도 이미 지급결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데 굳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해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은 불편할 뿐 아니라 과연 혁신인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과 담보관리, 내부통제 체계 등을 논의 중이며, 하반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에 이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김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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