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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대선에 함께한 尹… 중도표 급한 김문수 선거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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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03 05:00:00 수정 : 2025-06-03 01: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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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놓고 자중지란
尹, 전광훈 집회 통해 김문수 지지 재차 호소
전문가 “尹은 김문수에게 부정적인 요소” 관측

국민의힘이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림자 안에서 대통령 선거를 맞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끝까지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향을 선택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대통령 이슈를 둘러싸고 선거 막판까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국민의힘 당내 친윤(친윤석열) 인사이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을 놓고 “너무나 유감”이라며 “선거 승리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당의 뿌리와 정체성이라는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앞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의 당론은 당헌·당규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하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판결 등 국가 사법부의 결정은 당론을 결정하는 불가역적인 판단 근거”라며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과에 따라 지난해 당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채택했던 것은 무효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1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부결 당론을 유지했으나 ‘찬성’ 이탈표가 상당수 나오면서 탄핵안은 결국 가결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바로잡겠다.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공식화하겠다”며 “국민의힘은 중단없는 개혁을 약속드리며 보편적 가치와 다양성이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실천하는 정당으로 빠르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은 윤 전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방패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방어선이었다”며 “당시 당 소속 의원들이 고심 끝에 숙의를 거쳐 내린 판단이었고 그 결정의 배경에는 보수정당으로서의 책임, 체제 수호의 가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깃들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당내 논의조차 없이 비대위원장의 판단만으로 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당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자기부정이자 혼란과 분열을 자초하는 길”이라며 “선거만 바라보며 정체성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 당의 뿌리마저 흔들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공개적으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자 한동훈 전 대표와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배현진 의원 등은 잇따라 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당내 갈등이 선거 하루 전까지도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손절 노력에도, 윤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힘썼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도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서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대독한 호소문을 통해 김문수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일을 하루 앞둔 2일 부산역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 전 대통령은 “오는 6월3일 투표장에 가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며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면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이 나라의 자유와 미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 기회를 놓치면 너무 많은 시간과 희생을 치러야 하고, 또 자유민주주의와 정상국가의 회복이 불가능할지 모른다”며 “하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용기를 내고 힘을 합치면 우리의 자유와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김문수에게 우리의 힘을 모으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할 때도 SNS에 글을 올려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서울 동대문 한 극장에서 이영돈 PD와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기획하고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기도 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로 탄핵된 이후 첫 공개행보였다. 자신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언급한 부정선거론에 불을 지피는 듯한 윤 전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그를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윤 전 대통령의 행보와 국민의힘의 모습이 중도층 표심을 김문수 후보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비상계엄·탄핵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과하며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김문수 후보의 노력 역시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공공거버넌스연구소)는 “양 진영 모두 강성 지지층은 다 결집했고 이제 중요한 싸움은 중도층 표심 잡기인데, 윤 전 대통령은 김문수 후보에겐 부정적 요인”이라며 “최근 아들 문제나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씨 관련 발언 등으로 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중도층 이탈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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