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러브 스토리는 유별난 데가 있다. 마크롱은 15세 고교생이던 1992년 학교 연극반 지도 교사인 브리지트와 처음 만나 한눈에 반했다. 당시 브리지트는 40세의 유부녀로 둘의 나이 차는 무려 25살이나 됐다. 브리지트가 마크롱의 어머니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그래도 청년 마크롱은 끈질긴 구애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브리지트는 남편에게 결별을 고하고 2007년 마크롱과 부부가 되었다. 이 독특한 사연은 프랑스 영화사에 의해 6부작 드라마 ‘브리지트, 자유로운 여인’(가제)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마크롱은 2017년 5월 39세의 나이로 프랑스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 되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3개월여 만의 일이다. 프랑스와 미국 둘 다 국제정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강대국이다. 비슷한 시기에 세계 외교 무대에 데뷔해서 그런지 두 사람은 서로 잘 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가 마크롱보다 31살이나 많아 거의 아버지뻘이란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오죽하면 둘의 관계를 가리켜 ‘브로맨스’란 말까지 나왔겠는가. 트럼프는 마크롱의 부인 브리지트에게도 호감을 지닌 듯하다. 2017년 7월 프랑스를 방문해 브리지트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는 “몸매가 정말 좋다”는 칭찬을 했다가 ‘결례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잉꼬 부부’로 알려진 마크롱과 브리지트 사이에 불화설이 나돈다. 지난달 25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에서 촬영된 영상 때문이다. 마크롱의 동남아 3개국 순방 첫날 하노이에 착륙한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브리지트가 손으로 마크롱의 얼굴을 강하게 밀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충격이 제법 컸는지 마크롱은 뒤로 밀려났다. 비행기 탑승구 문이 이미 열린 상태인 만큼 둘이 옥신각신하는 광경이 그대로 공개됐다. 부부가 전용기에서 내리는 동안 브리지트는 평소와 달리 남편과 팔짱을 끼지 않았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불화설이 급격히 확산한 가운데 마크롱 측은 “부부 간의 장난이었을 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중의 관심이 워낙 큰 사안인 만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이 사안이 도마에 올랐다. “세계 지도자에게 결혼 생활에 관한 조언을 들려줄 수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는 웃으며 “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마크롱과 브리지트가 단둘이 있던 공간의 입구가 개방되는 바람에 두 사람이 다투는 듯한 장면이 외부에 노출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앞서 2차례 이혼했고 지금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3번째 부인이다. 그런 트럼프가 남의 결혼 생활에 관해 충고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모든 문이 꽉 닫힌 폐쇄적 공간 안에서 트럼프 부부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