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한국 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스무 곳 이상이 올해 0%대 성장을 점치면서 평균 성장률 예상치가 0.9%대까지 떨어졌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은 한국은행 전망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3%를 제시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블룸버그 조사 결과 국내외 41개 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분포는 0.3~2.2%, 평균 0.985%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2일 기준 조사 당시 42개 기관의 평균(1.307%)과 비교해 0.32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0.8%)·캐피털이코노믹스(0.5%)·씨티그룹(0.6%)를 비롯해 절반이 넘는 21개 기관이 0%대 성장률을 제시했다. 1% 성장을 예상한 바클레이즈·피치·노무라증권 등 9곳을 더하면 1% 이하 전망 기관이 30개에 이른다.
지난 2일에는 0%대가 9개, 1%가 7개로 16곳만 한국 경제가 올해 1% 이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0%대, 1%, 1% 이하 전망 기관 수가 각 2.3배, 1.3배, 1.9배로 불었다.
개별 기관의 조정 폭을 보면, 같은 기간 크레디아그리콜 CIB가 1.6%에서 0.8%로 0.8%p나 낮췄다. HSBC(-0.7%p·1.4%→0.7%)·싱가포르 DBS그룹(-0.7%p·1.7%→1.0%) 등도 0.7%p씩 하향 조정했다.
특히 소시에테제네랄은 1%에서 41개 기관 중 최저 수준인 0.3%까지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내렸다. 0.3%는 앞서 지난달 28일 한은이 수정 제시한 0.8%보다 0.5%p나 낮다.
씨티그룹(0.6%)·ING그룹(0.6%)·JP모건체이스(0.5%) 등 12곳의 전망치도 0.8%를 밑돌았다.
한은은 건설투자·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1.5%에서 0.8%로 낮췄다. 이 전망조차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은 곧바로 나타났다. 한국의 5월 수출액이 4개월 만에 다시 줄어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작년 5월 대비 1.3% 감소한 57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월 0.7%, 3월 2.8%, 4월 3.7%로 3개월 연속 이어오던 증가세가 마이너스로 반전했다.
트럼프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미국을 향한 수출이 10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들었다.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등 3대 주력 품목에서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미국과 함께 양대 수출 시장인 중국 수출도 8.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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