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내렸지만
대출금리 전이에 시차·효과 제한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집값·거래량에 악재 작용 가능성
“서울 상승세에 지방은 침체 지속”
지역·펀더멘털에 따라 차이 날 듯
대선 이후 정책 방향도 주요 변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하반기 시행, 대선 등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향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라는 호재와 대출 규제 강화라는 악재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전반적인 반등이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효과가 지역별로 상이하게 작용하면서 서울은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하고, 지방 시장은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 환경 변화들이 최근 잇따라 가시화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금융당국은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을 다음달부터 적용한다.

시장에서는 일단 기준금리 인하를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를 내려도 실제 대출 금리의 인하가 수반되지 않으면 민간에서의 체감 효과, 특히 주택 구매 등에서는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짚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도 “금리 인하는 시장에 분명한 긍정 신호이지만, 대출 금리로의 전이는 시차가 있고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시행될 스트레스 DSR 3단계도 금리 인하가 집값이나 거래량에 미치는 영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보다 매수세에 중요한 것은 대출 한도”라며 “최근까지의 대출 규제와 올해 하반기는 새 정부 초기라는 것을 고려하면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결국 최근 시장을 둘러싼 금융 환경의 변화는 지역별로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금리 인하의 긍정적 영향은 스트레스 DSR 3단계라는 구조적 제약과 지역별 펀더멘털 차이에 따라 상이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신(新)고가 행렬이 계속되고 있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지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전까지 계약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 랩장은 “노도강·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중저가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금리 인하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는 곳”이라며 “실수요자의 문의나 계약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7월부터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회복의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수요 기반이 약하고 공급 부담이 있는 곳에서는 금리 인하만으로는 반등이 어렵고, 수급 구조나 투자심리 전반의 변화가 함께 나타나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와 내년 시장의 향방은 금리 추가 인하 여부와 공급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양 전문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 정비사업 진행 속도, 공급 상황, 정책 방향이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가 상승이 지속하고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감도 여전해 서울 주요지역의 가격 상승은 지속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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