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혜성 특급’ 김혜성이 시즌 2호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좌완 투수를 상대한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내면서 좌완 선발이 나서면 벤치를 지키는 ‘플래툰 시스템’에 대해 무언의 시위를 했다.
김혜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G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 이후 좀처럼 선발 출장의 기회를 못 잡았던 김혜성은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가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빅리그 데뷔 후 처음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고, 홈런 1개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 볼넷으로 맹활약하며 다저스의 18-2 대승에 이바지했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66에서 0.422(45타수 19안타)로 급상승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58이다.


1회부터 다저스가 타자일순하며 폭발하면서 김혜성은 1회부터 첫 타석을 소화했다. 볼넷을 골라낸 김혜성은 2회에도 다저스 타선이 불을 뿜으면서 두 번째 타석이 곧바로 돌아왔다. 상대는 좌완 불펜 브렌트 헤드릭. 양키스 우완 선발 윌 워렌은 1.1이닝 6피안타 4볼넷 7실점(7자책)으로 조기강판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타석도 좌완 투수를 상대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좌투수를 상대하지 않게 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시켰기 때문. 이날은 경기 초반이라 그대로 밀고나갔고, 김혜성은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며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헤드릭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친 김혜성은 8구째 시속 148.4㎞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렸다. 빅리그 데뷔 첫 좌투수 상대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그것도 비거리 125.6m의 대형 홈런포였다.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MLB 시즌 첫 홈런을 친 이후 17일 만에 나온 시즌 2호 대포이자 지난달 24일 뉴욕 메츠전 이후 8일 만에 나온 안타이기도 했다.

김혜성의 방망이는 경기 내내 뜨거웠다.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쳤고, 6회 무사 1루에서 또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무사 1루에서 좌측에 2루타를 뿜어내 4타수 4안타로 대폭발했다.
수비에서도 3회 무사 1, 2루 위기 때 요르빗 비바스의 직선타를 잡은 뒤 2루로 몸을 날려 베이스를 먼저 찍고 귀루하던 2루 주자마저 벤치로 돌려보냈다. 원심은 2루에서 세이프였다가 비디오 판독으로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6회초부터 중견수로 옮긴 김혜성은 양키스 간판타자 에런 저지의 담장을 맞고 나오는 타구를 잡아 곧바로 2루에 송구해 2루로 뛰던 저지를 잡아내는 보살을 기록했다. 양키스에 이틀 연속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36승 22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를 굳게 지켰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자웅을 겨룬 다저스와 양키스의 이날 맞대결은 미국 지상파 네트워크인 폭스 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중계됐다. 공수에서 눈부시게 빛난 김혜성은 미국 전역에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다저스는 2일 양키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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