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지혜·학벌 높다고 생기는 것 아냐…아내 자랑스러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31일 자신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비판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겨냥해 “학벌이 높다고 지혜가 생기는 건 아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여상을 중퇴한 사람”이라고 받아쳤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 홍천군 꽃뫼공원에서 진행한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합동유세에서 “어떤 사람이 하는 소리가 제 아내가 대학을 안 나왔다고 한다. 저도 25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고, 결혼할 때 저나 아내가 다 고등학교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형제들도 대학 나온 사람이 없지만 제가 제일 못 산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목포상고 출신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산상고 출신이다.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여상을 중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안 나오면 영부인을 할 수 있느냐, 대학을 나와야만 하는 것처럼 똑똑한 척 하는데 대학 안 나온 누님이나 형님이 저보다 돈도 많이 있고 똑똑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사람의 지혜는 꼭 학벌이 높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학벌을 갖고 사람의 지혜와 능력과 재산을 자로 재듯 대하면 안 된다”며 “링컨도 보면 학교를 안 다녔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학벌 위주로 가는 건 문제가 있고 반드시 고쳐나가야 된다”고 했다.
설 여사를 향해서는 “제 아내는 제가 어려울 때도 교도소 있을 때도 고무신 거꾸로 안 신고 치켜세워주고 제가 부족한 걸 늘 항상 얘기하고 도와줬다”며 “아내를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흰 반팔티를 입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설난영씨가 자신과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 혼인을 통해 좀 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이 사람이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직격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노동·여성에 대한 멸시가 담긴 발언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유 전 이사장은 “표현이 거칠었던 건 잘못한 것 같다. 보다 정확한 표현을 썼다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여성과 노동자를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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