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SNS 인증을 위해, 또 누군가는 특별한 한 끼를 위해 맛집을 찾는다. 이제 음식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즐기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유통업계는 먹거리와 콘텐츠를 결합한 ‘먹텐츠(먹거리+콘텐츠)’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맛이나 제품 특징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스토리와 체험 요소를 더해 감각과 취향을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이다.

특히 봄철을 맞아 야외 활동과 외식이 활발해지면서, ‘먹는 즐거움’을 확장하려는 이색적인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맛집 리스트를 큐레이션한 콘텐츠, 스포츠나 팬덤을 결합한 테마 제품과 팝업스토어 등은 단순한 먹거리 경험을 더욱 풍성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미식 경험을 브랜드 마케팅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국내 최초의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와 함께 ‘2025 레드리본 전국의 맛집’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인기 레스토랑들과 협업해 특별한 미식 이벤트 ‘레드리본 위크 2025’를 진행 중이다.
이번 ‘레드리본 전국의 맛집’은 코카-콜라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제공하는 전국 1,500여 개 레스토랑을 엄선한 리스트다. 맛과 분위기, 소비자 평가 등을 종합해 선정되었으며,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과의 연동을 통해 접근성과 편의성까지 확보했다. 실패 없는 외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미식 큐레이션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레드리본 위크’는 이 리스트 중에서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8개 유명 레스토랑과 함께하는 특별 이벤트다. 셰프가 ‘레드리본 위크’만을 위해 고안한 스페셜 메뉴를 7월 3일까지 단독으로 선보이며, 예약은 매주 목요일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KBO 리그의 인기로, 유통업계는 야구 테마 상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응원 문화를 일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SSG랜더스와 협업해 ‘랜더스벅 유니폼’을 출시, 스타벅스 앱 스토어에서 5분 만에 완판됐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3연전 기간에는 ‘스타벅스 데이’를 운영, 개인 다회용 컵을 지참한 관람객에게 매일 1,000잔씩 총 3,000잔의 아이스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며 팬들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랜더스 쇼핑페스타’를 개최,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조 3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한 신세계푸드의 ‘홈런피자’와 ‘슈퍼롱피자바게트’는 총 3만 개 이상 판매됐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도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최애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가수 세븐틴과 협업해, ‘비비고 호텔(bibigo Hotel)’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올리브영 매장에서 한정 운영 중이다. 세븐틴 데뷔 10주년 생일파티 콘셉트로 꾸며진 이 팝업스토어는 명동역점에서 2주간,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 홍대점에서는 한 달간 진행된다. 세븐틴 팀 컬러와 로고를 활용한 김스낵, 컵떡볶이, 고추장, 쌈장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포토존과 메시지월도 마련돼 팬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FC서울과 협업해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GS25 연남한양점’을 스포츠 특화 매장으로 선보였다. 축구 스타디움을 연상시키는 외관과 락커룸 콘셉트의 전용 공간, 포토존, 축구공 모양의 의자 등을 갖춘 이 매장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 팬들이 스포츠를 일상 속에서 더욱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유통업계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음식, 스포츠, 팬덤 콘텐츠 등과 결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먹텐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는 맛집 큐레이션, 팬 문화, 오프라인 팝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며, ‘먹는 경험’을 콘텐츠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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