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14세 소녀가 전 남자친구에게 무참하게 살해돼 ‘여성혐오’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8일 마르티나 카르보나로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외곽 도시인 아프라골라의 폐건물 옷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전 남친인 19세 남성 알레시오 투치를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투치는 경찰 조사에서 “돌로 내리쳤다. 다시 만나주지 않으려고 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카르보나로와 채팅 기록을 삭제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했지만 범행 현장 인근 CCTV에 카르보나로와 함께 폐건물에 들어갔다가 혼자 나오는 장면이 찍히며 덜미를 잡혔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이탈리아에선 페미사이드(여성살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다. 이탈리아에서는 2023년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이 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되면서 ‘페미사이드’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에도 벌써 여성 살해 사건이 16건 이상 발생했다. 그중 상당수가 전 남자친구, 남편, 연인에 의해 벌어졌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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