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0일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우자) 설난영이 김문수고, 김문수가 설난영”이라고 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하 발언에 에둘러 반박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봉천동 교회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 이후 저는 40년 넘게 평생을 아내와 함께하고 있다”며 “노조 회의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독립적이고, 소박하고, 강단 있는 모습이 참 멋졌다”고 적었다.
그는 “제 아내 설씨는 25세에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될 만큼 똑 부러진 여성이었다.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탁아소를 운영한 열정적인 노동운동가였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는 “제가 2년 반의 감옥생활을 하는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키며 희망과 용기를 주던 강인한 아내였고, 서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하나뿐인 딸 동주를 바르게 키워낸 훌륭한 엄마였다”며 “위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저와 가족을 지킨 훌륭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여성 노동자 학력 비하 투표로 심판해달라”고 짤막한 게시물을 남기기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 출연해 “(설씨는)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라며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씨의 인생에선 갈 수 없는 자리다. 그래서 이 사람이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유 전 이사장은 “김 후보는 학출 노동자,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설씨는) ‘찐 노동자’ 하고 혼인한 것이다. 그 관계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학력 비하 발언이자 유 전 이사장의 ‘학력 차별’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김 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공장에 위장취업해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설씨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입시에 실패하면서 세진전자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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