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처음엔 미웠지만… 지금은 불쌍하게 느껴져”

“검사 200명이 수백 번 압수수색… 미움이 연민으로 바뀌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엄지를 치켜 들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처음엔 너무 미웠지만, 지금은 불쌍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대결의 정치’를 극복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재판을 받는 걸 두고 ‘왜 그렇게 많이 받느냐’고 말하는데, 그 재판을 기소한 쪽이 바로 그들”이라며 “자기가 때려놓고 ‘왜 맞았냐’고 묻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폭력을 저질러 놓고 ‘네가 그렇게 입고 다녀서 그런 거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가슴에 미움이 남아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처음 낙선했을 당시, 검사와 수사관 200명 가까이가 수년 동안 저를 수백 번 압수수색하며 털었다”며 “그땐 정말 미웠다. 너무하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윤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기가 만든 지옥에 갇혀 괴로워하는 모습이 안쓰럽더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 사람을 미워하면 내가 견디기 힘들 것 같아, 그냥 자연 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며 “이해는 안 되지만, 아마 그 사람도 괴로울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정치 보복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만약 어떤 보복을 한다면, 다음 정권은 더 큰 보복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라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영구 집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권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정치 보복은 나라를 망가뜨릴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