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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자연이 키우는 명품 와인 산지 워싱턴주·오리건주를 가다③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25-05-29 07:28:16 수정 : 2025-05-29 11: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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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주 ‘윌라맷 밸리’ 빼어난 피노누아 산지로 명성 높아/오리건주 피노누아 생샨량 88% 차지/체할럼 마운틴 첫 와이너리는 아델스하임/크리스톰 빈야즈 비오다나믹으로 건강한 포도 생산/엘크 코브 빈야즈 장인 정신으로 떼루아 고스란히 담아 

엘크 코브 빈야즈 포도밭 전경.

 

<2편에서 계속>

 

햇볕에 그을린 얼굴. 이마에 깊게 팬 주름. 포도나무 가지에 긁히고 쓸린 손등의 상처와 굳은 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포도밭에서 씨름하며 팔십 평생을 보낸 이의 삶이 어떠했는지. 우렁차던 목소리는 힘이 빠지고 가늘어 졌지만 와인을 설명하는 눈빛은 아직 20대 청년처럼 초롱초롱하다. 오리건주 최고의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생산하는 윌라맷 밸리(Willamette Valley)의 아주 작은 AVA 체할럼 마운틴(Chehalem Mountain)의 첫 와이너리를 일군 ‘오리건 와인의 아버지’ 데이비드 아델스하임(David Adelsheim). 피노누아 한 잔 마시자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겹겹이 쌓인 향들이 하나하나 풀어 헤쳐지며 산전수전 다 겪은 이의 지혜로운 인생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들려준다.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창환 기자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창환 기자
워싱턴주 주요 와인산지.  워싱턴주와인협회

◆콜롬비아 고지의 숨은 강자 애널레마 와인스

 

콜롬비아 강을 따라 북쪽 워싱턴주와 남쪽 오리건주에 걸쳐있는 콜롬비아 고지(Columbia Gorge) AVA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독특한 산지로 유명하다. 서쪽은 해양성 기후로 시원하고 습한 반면, 동쪽은 대륙성 기후로 건조하고 따뜻하다. 또 다양한 해발고도와 미세기후를 지녀 와인에 복합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애널레마 와인즈(Analemma Wines)는 이런 콜롬비아 고지에서 일체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바이오다이내믹(Biodynamic) 농법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와인을 선보이는 숨은 강자다. 모지어(Mosier)와 후드 리버(Hood River)에서 동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소규모 와이너리다. 와이너리 창업자인 스티븐 톰프슨(Steven Thompson)을 콜롬비아 고지의 씬클라인 와이너리(Syncline Winery)에서 만났다.

애널레마 와인즈 오너 스티븐 톰프슨(Steven Thompson). 

스티븐은 떼루아를 고스란히 한잔의 와인의 담기 위해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고수한다고 강조한다. “콜롬비아 고지는 화산 활동과 빙하 홍수로 형성된 독특한 토양과 다양한 기후 조건이 어우러져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요. 그런 떼루아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포도재배와 양조 방식이 바이오다이내믹이라고 믿어요.”

애널레마 대표 와인.
애널레마 멘시아.

모지어 힐스 에스테이트 멘시아(Mosier Hills Estate Mencía)가 대표 와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주로 재배되는 레드 품종 멘시아는 콜롬비아 고지에서는 아주 드물게 재배된다. 매력적인 품종이다. 장미꽃, 허니서클, 석류로 시작해 라벤더, 베르가못의 향신료향이 풍부하게 퍼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흰후추, 부서진 자갈, 흑연의 뉘앙스가 입안에 감돈다. 65%는 줄기를 제거하지 않는 전체송이 발효로 만들어 복합미를 끌어 올렸다. 모지어 힐스 에스테이트 트루소(Trousseau)도 독특하다. 트루소는 프랑스 동부 쥐라(Jura)가 고향으로 알려진 레드 품종이다. 붉은 체리, 라즈베리, 딸기, 석류, 말린 장미, 오렌지 껍질과 흰 후추와 차잎의 섬세한 향신료가 어우러지고 미네랄이 젖은 돌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애널레마는 미수입 와인이다.

펠프스 크릭 빈야즈 오너 로버트 모러스(Robert Morus).

◆콜롬비아 고지 피노누아 장인 펠프스 크릭 빈야즈

 

펠프스 크릭 빈야즈(Phelps Creek Vinyards)는 프랑스 부르고뉴 스타일 피노누아로 유명한 콜롬비아 고지의 생산자. 이유가 있다. 부르고뉴의 포마르(Pommard)에서 들여온 피노누아로 만들기 때문이다. 씬클라인 와이너리에서 만난 와이너리 설립자 로버트 모러스(Robert A, Morus)가 노구를 이끌고 일행을 맞는다. 그는 델타 항공 기장 출신. 그는 1989년 와인 생산의 오랜 꿈을 실현하려고 콜럼비아 고지로 이주했는데 그가 선택한 곳은 후드 리버(Hood River). 이곳은 해발 고도가 높고 탁 트인 지형이라 콜롬비아 강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피노누아 재배에서 이상적인 서늘한 기후를 제공한다. 포도밭은 가파른 남향이라 일조량이 풍부해 피노누아뿐만 아니라 샤르도네, 피노그리, 리슬링도 잘 자란다.

펠프스 크릭 빈야즈 대표 와인.

로버트는 와이너리를 설립하기전에는 근처 오리건주 최대 와인산지 윌라맷 밸리 와이너리들에 수확한 포도를 공급했다. 오리건의 유명한 생산자 쉐넌(Sineann)에 로버트가 일군 펠프스 크릭 빈야드의 이름이 처음으로 표기됐을 정도로 그의 포도는 오래전부터 품질을 인정 받았다. 부르고뉴의 유명생산자 도멘 마크 로이(Domaine Marc Roy)의 4세대 와인메이커 알렉산드린 로이(Alexandrine Roy)가 2007 빈티지부터 컨설턴트로 합류하면서 펠프스 크릭은 전통적인 부르고뉴 스타일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펠프스 크릭 레지나(Regina) 피노누아는 로버트가 어머니 레지나를 기리며 만든 피노누아. 신선한 붉은베리, 산딸기, 오렌지 껍질, 말린 꽃, 은은한 초목향, 말린 담배, 차, 허브향이 어우러지면서 짭조름한 미네랄 풍미와 부드러운 탄닌이 잘 어우러진다. 와인투유코리아에서 수입한다.

오리건 주 위치. 오리건주와인협회

◆가성비 뛰어난 프리미엄 와인 산지 오리건 주 

 

오리건주는 북위 42∼46도, 워싱턴주는 북위 45∼49도다. 프랑스 와인의 심장 보르도와 프랑스 남부산지를 대표하는 론,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의 고향인 피에몬테와 비슷한 위도로 뛰어난 와인이 생산되는 ‘와인벨트’에 속해 있다.   ‘Small production. High quality. Big impact.’ 오리건 와인을 홍보하는 ‘오리건 와인 보드(Oregon Wine Board)’ 홈페이지에 적힌 이 문구는 오레곤 와인의 위상을 한 마디로 보여준다. 아주 소규모로 임팩트 있는 고품질의 와인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담겼다. 실제 오리건 와인은 미국 전체 와인 생산량의 1%에 불과하며 오리건 와이너리의 70%는 일년에 5000케이스(6만병) 미만을 만든다. 

오리건 주 와인산지.

그럼에도 2015년과 2016년 유명매체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와인이 20%라는 점은 오리건 와인들이 얼마나 뛰어난 품질인지 말해 준다.  특히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2021년 90점이상을 받은 와인 비중은 오리건이 67%로 가장 높고  프랑스(63%), 캘리포니아(58%), 이탈리아(53%), 워싱턴(53%), 호주(46%), 스페인(41%) 순이다. 하지만 평균 소비자 가격은 오리건 61달러로 프랑스(110달러), 캘리포니아(93달러), 이탈리아(85달러) 보다 낮다. 그만큼 가성비가 뛰어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한다는 얘기다. 오리건은 포도나무 한그루당 수확량을 대폭 줄여, 맛과 향의 집중도가 뛰어난 포도로 만드는 프리미엄 와인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와인스펙테이터 2021년 나라별 90점 이상 비중과 소비자 가격.

◆오리건 주 와인산업 심장 윌라맷 밸리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에 걸쳐있는 와인산지 콜롬비아 고지에서 캐스케이드 산맥을 관통하는 콜롬비아 강을 따라 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 차로 달리자 포틀랜드 외곽의 프리미엄 와인 산지 윌라맷 밸리(Willamette Valley)에 닿는다. 이곳은 오리건 주 피노누아 생산량의 88%를 담당하는 대표 산지로 피노누아에 진심인 곳이다.  또 전체 오리건 주 포도밭의 69%(1만1008ha)가 윌라맷 밸리에 몰려 있을 정도로 오리건 주 와인산업의 심장이기도 하다.  와이너리는 700개 넘는다.  피노그리(16%), 샤르도네(8%)도 많이 재배하며 리슬링, 피노블랑, 게뷔르츠라미너, 소비뇽 블랑 등 다양한 화이트 품종과 시라, 메를로, 가메 등 레드 품종도 1% 미만으로 조금씩 재배한다. 윌라맷 밸리가 오리건주 최고의 피노누아 산지로 명성이 높은 이유가 있다. 서쪽 코스트 산맥이 비구름을 막고 동쪽 캐스케이드 산맥이 동부 오리건의 극심한 사막기후에서 포도밭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윌라맷 밸리 토양.
윌라맷 밸리 토양.

두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바다에서 내륙으로 길게 뻗은 지형인 ‘밴 두저 코리더(Ben Douger Corridor)’를 통해 매일 오후 태평양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여름 최고 기온 섭씨 25도, 최저 기온 11도일 정도로 서늘한 지역이지만 포도가 자라는 여름은 일조량이 아주 풍부하다. 또 9월에는 더운 낮 시간이 빠르게 줄고 대신 밤이 길어진다. 큰 일교차 덕분에 포도는 충분히 휴식하면서 생기발랄한 산도를 움켜쥐게 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수확 시기에 보르도 보다 강수량이 적어 좋은 포도 재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4000년전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미줄라(Missoula) 호수의 대홍수로 형성된 토양 덕분에 미네랄이 풍부한 포도가 생산된다. 최근까지 화산활동이 있던 지역이라 화산 토양이 많고 바다가 융기한 땅이라 석회질과 칼슘도 매우 풍부하다.

노스 윌라맷 밸리 주요 와인산지.
체할럼 마운틴 포도밭별 클론.

◆윌라맷 밸리 AVA

 

오리건 주 에는 모두 23개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s)가 있고 그중 윌라맷 밸리 AVA에만 11개 서브 AVA가 포함돼 있습니다. 쉐할렘 마운틴(Chhehalem Mountains), 던디힐(Dundee Hills), 에올라-아미티힐(Eola-Amity Hills), 로렐우드 디스트릭트(Laurelwood District), 로워 롱 톰(Lower Long Tom), 맥민빌(McMinnville), 마운트 피스가·포크 카운티·오리건(Mount Pisgah·Polk County·Oregon), 리본 리지(Ribbon Ridg), 투아라틴 힐(Tualatin Hills), 밴 두저 코리더(Van Duzer Corridor), 얌힐-칼튼(Yamhill-Carlton)이다. 이중 2006년 지정된 쉐할럼 마운틴 AVA는 윌라맷 밸리에서도 부르고뉴 뺨칠 정도로 뛰어난 최고의 피노누아와 샤르도네 생산지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아델스하임 와이너리 전경.
데이비드 아델스하임(David Adelsheim).
아델스하임 ‘체할럼 마운틴 첫번째 와이너리’  안내판.

◆‘오리건주 와인 아버지’ 아델스하임

 

뉴버그의 아델스하임(Adelsheim)으로 들어서자 ‘체할럼 마운틴 파스트 와이너리’라는 간판이 와이너리 역사를 말한다. 데이비드 아델스하임(David Adelsheim)이 1971년 설립한 와이너리로 오리건주 와인산업의 기초를 닦은 곳이다. 실제 그가 만든 오리건주 와인의 원산지 표기 및 규제 법률 초안이 1977년 공식 통과돼 오리건주 와인의 정체성과 기준을 세웠다. 특히 그는 1984년 프랑스 부르고뉴 피노누아 클론중에서도 품질이 뛰어난 ‘디종’ 클론을 오리건주에 도입해 피노누아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렸다. 프랑스 AOC, 이탈리아 DOC 처럼 미국의 원산지보호규정은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로 부르는데 윌라맷 밸리 AVA, 체할럼 마운틴 AVA 지정을 이끈 인물도 아델스하임이다. 이에 그는 2012년 오리건와인협회로부터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그를 ‘오리건주 와인의 아버지’로 부르는 이유다. 아델스하임은 와인 교과서로 불리는 와인 바이블(Wine Bible), 더 월드 아틀라스 오브 와인(The World Atlas of Wine)에도 오리건주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소개되고 있다.

체할럼 마운틴을 소개하는 아델스하임.
아델스하임 샤르도네.
아델스하임 피노누아.

와이너리로 들어서자 마른 체구에 강단 있어 보이는 아델스하임이 “1968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해 한국은 또 다른 고향같다”며 반갑게 맞는다. 그는 지금도 포도밭 구획별로 가장 잘 자라는 품종을 연구하며 시간을 보낸다니 식지 않는 열정이 존경스럽다. 아델스하임은 2017년 공동 소유주이던 잭(Jack)과 린 로커(Lynn Loacker)에게 와이너리를 매각했지만 자문 역할을 맡아 지금도 와인 양조를 책임지고 있다.

아델스하임은 해양충적토, 화산토, 풍적토로 이뤄진 체할럼 마운틴 떼루아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한잔에 담는다.리본 리지(Ribon Ridge) 빈야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가 시그니처 와인. 피노누아는 잘 익은 검은 체리로 시작해 제비꽃, 계피나무 껍질향이 더해지며 온도가 오르면서 숙성향인 숲속의 흙향이 올라와 깊이 감을 더한다. 샤르도네는 상큼한 모과, 배향이 풍성하게 입안을 채우고 스파이스한 아로마가 긴 여운을 남긴다. 아델스하임은 레뱅드매일에서 수입한다.

크리스톰 빈야즈의 소뿔과 포도나무 가지로 만든 퇴비.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설명하는 크리스 톰 빈야즈 오너 톰 게리(Tom Gerrie)

◆바오다이내믹으로 빚는 건강한 와인 크리스톰 빈야즈

 

윌라맷 밸리 샬렘(Salem)에 있는 크리스톰 빈야즈(Cristom Vineyards)도 장인 정신으로 와인을 빚는 오리건주 와인의 강자. 지난해 한국에서 만난 세일즈 매니저 디아나 토마스(Dyana Thomas)가 반갑게 인사한다. 1992년 폴 게리(Paul Gerrie)가 설립한 와이너리로 자녀 크리스틴(Christine)과 톰(Tom)을 조합해 이름을 만들었다. 톰 게리(Tom Gerrie)와 함께 포도밭 투어에 나선다. 포도밭 한쪽에 거름더미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2017년부터 포도밭을 바이오다이나믹으로 경작하는 크리스톰은 소뿔과 포도나무 가지 등을 섞어 발효한 뒤 거름으로 활용한다.

크리스톰 빈야즈 포도밭.
크리스톰 빈즈 세일즈 매니저 디아나 토마스(Dyana Thomas).
크리스톰 빈야즈 와인.

포도나무 식재 밀도도 1ha당 5700 그루로 아주 촘촘하다. 이렇게 재배하면 포도나무는 생존을 위해 경쟁적으로 깊게 뿌리를 내려 복합미가 좋아진다. 가지치기를 통해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포도의 응집력도 끌어 올린다. 또 줄기에 포함된 탄닌과 복합미를 끌어내기 위해 포도송이째로 발효하고 포도껍질에 붙어있는 자연 효모만 사용해 떼루아 캐릭터를 잘 살린다. ‘땅이 와인을 만들게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정성껏 만드니 와인이 맛있을 수밖에 없다. 아일린 빈야드(Eileen Vineyard) 피노누아는 잘 익은 레드베리에 장미꽃향이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 다양한 허브향이 더해진다. 제시 빈야드(Jessie Vineyard) 피노누아는 상큼한 체리, 딸기와 장미꽃향이 도드라지며 숙성향인 표고 버섯향이 매력적이다. 비티스가 수입한다.

엘크 코브 빈야즈 포도밭 전경.
엘크 코브 빈야즈 사슴 조형물.
엘크 코브 빈야즈 세일즈 부회장 카메론 그리스티(Cameron Christie).

◆장인 정신으로 떼루아 담는 엘크 코브 빈야즈

 

야밀 칼튼(Yamhill Carlton) AVA 개스턴 마을에 있는 엘크 코브 빈야즈(Elk Cove Vineyards)도 오리건주 와이너리가 10개 미만이던 1974년 설립된 선구자중 하나. 카메론 그리스티(Cameron Christie) 세일즈 부회장과 포도밭 투어에 나선다. 와이너리 건물 앞의 사슴 조형물이 언덕의 아름다운 포도밭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그림 같다. 조(Joe)와 팻 캠벨(Pat Campbell) 부부가 와이너리를 설립했을 때 40마리가 넘는 루즈벨트 엘크(Roosevelt elk) 사슴 무리가 나타나 자연스럽게 이름을 엘크로 짓게 됐다. 선구자답게 수익의 1%를 환경보호단체에 기부하는 ‘1% for the Planet’ 프로그램 회원이다.

엘크 코브 빈야즈 라보엠 피노누아 포도밭.
엘크 코브 빈야즈 피노누아.

직접 재배하는 포도로만 와인을 만든다. 그만큼 포도 품질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특히 와이너리 바로 앞 포도밭 라보엠(La Boheme)을 비롯해 마운트 리치몬드(Mount Richmond), 클레이 코트(Clay Court), 파이브 마운틴(Five Mountain), 루즈벨트(Roosevelt), 굿리치(Goodrich) 등 뛰어난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와인메이킹은 1995년 합류한 아들 애덤(Adam)이 총괄한다. 마운트 리치몬드와 라보엠은 1985년 심은 포도로 만들어 복합미가 남다르다. 특히 라보엠은 신선한 라즈베리, 블랙체리, 블루베리, 석류, 장미꽃이 풍성하게 피어나고 매혹적인 말린 꽃향도 더해진다. 비티스에서 수입한다. <4편에서 계속>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포틀랜드·던디·뉴버그=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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