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등 취재진의 거듭 질문에 “심심한 사과”
권영국 “상대 비방 의도로 여성 혐오”…민주당 “저열한 언어폭력”
李, ”민주·진보 진영 위선을 지적할 것”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28일 전날 TV토론에서 성폭력적 ‘여성 혐오’ 발언을 인용한 것에 “(해당 발언 외에) 어떻게 순화해서 표현할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2차 피해 논란’ 등 취재진의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 산책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물론 (TV토론을) 보며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며 사과의사를 보였다. 이어 그는 “제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런 언행이 만약에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사과는 ‘2차 피해자는 방송을 시청한 전국민이란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그 이전 3차 TV토론 발언과 관련해 취재진으로부터 다섯차례 질문을 받았는데 “제가 어떻게 순화해서 표현해야 될지를 솔직히 알지 못한다”, “어떻게 순화해야 될지에 대해 다른 제안이 있다면 고민해 보겠다”, “실제로 그 발언을 제가 그대로 옮겨서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뭐 다른 방법이 없다” 등의 답변을 이어갔다.
이 후보와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듣던 한 40대 여성은 이 후보를 향해 “여성유권자에게 사과할 마음 없느냐”며 “굉장히 불쾌했다”고 소리 높여 사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해당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대선후보의 가족을 검증하는 목적이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아들에 대한 검증이 상당히 이뤄졌다. 그때 이 후보가 제대로 해명을 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보고, 논란되는 발언은 그때 이미 이 후보 쪽에서 인지하고 거기에 대해 발언한 바 있다”고 했다.
해당 발언의 출처에 대해 이 후보는 “도박 사이트라고, 이재명 후보 측에서 2021년 얘기했던 그것의 캡처 사진”이라고 했다. ‘사전에 준비된 질문인가. 논란을 예상했는가’라는 질문엔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제가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전날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은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는 “토론회에서 들을 것이라 생각지 못한 발언”이라며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승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아이들까지 지켜보는 생방송 토론 현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을 꺼내면서 저열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며 “후안무치가 곧 젊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진보당은 국회의원 신분인 이 후보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작 본인의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진보 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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