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표 분산 방지 영남권 집중
“李, 대통령 되면 1인 독재” 호소
창원선 김주열 열사 묘지 참배
당내선 ‘이준석 사표론’ 띄우기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지역을 연이어 방문하며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보수 텃밭’에서 지지층을 총결집해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삼권분립이 붕괴된다”며 ‘반(反)독재’ 프레임 형성에 주력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총 9건의 일정을 소화했다. 경남 김해와 부산, 양산을 거쳐 경북 경산·영천, 대구를 훑으며 각지에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경산에서는 축제 중인 영남대를 찾아 청년층 표심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자신의 고향인 영천에서는 돌아가신 모친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후보는 “어머니께서 ‘문수야, (대학) 졸업하고 데모하면 안 되나’ 말씀하시고 돌아가셨다”면서 “졸업하고 어머니 산소에 졸업장을 가져갔더니 눈물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영남권을 찾은 것은 이날로 각각 세 번째다. 앞서 김 후보는 이달 12~13일 대구를 찾아 서문시장과 국립신암선열공원 등을 찾은 데 이어, 24일에는 경북 영주·안동·상주·김천·구미·칠곡을 방문한 바 있다. 이날로 17일째인 공식 선거운동 기간 4분의 1에 가까운 나흘을 TK에서 보낸 셈이다. PK에서도 13일 울산과 부산, 14일 경남 진주·사천·밀양·양산에서 각각 유세 활동을 펼쳤다.
김 후보의 영남권 집중 유세는 ‘집토끼’ 결속 차원으로 보인다. 대선을 6일 남겨놓고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며 맹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범보수 성향 지지자들의 표심을 확실하게 굳힐 필요가 있어서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김 후보가 보수층 표심을 선점하기 위해 영남 지역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 진영의 표 분산은 불가피한 만큼, 김 후보로서는 최대한 지지를 결집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부산 서면 인근에서 지원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사표론’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3·15 의거와 부마항쟁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위기를 경고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권력기관을 모두 장악해 ‘1인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창원 국립 3·15 민주 묘지 방명록에 ‘김주열 민주열사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라고 썼다. 김 후보는 “지금 보면 (민주당) 당내에 민주주의가 없고 국회에서도 의원 수가 많은 걸 갖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을 탄핵하고 수사하는 검사도 탄핵하겠다고 한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행정·사법 독재 통해 헌법의 기본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1인 독재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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