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李 합산시 이재명과 지지율 비등
국힘 “샤이보수 굉장히 많아 해볼 만”
86% “투표”… 20대 대선比 3%P 늘어
유세 때 마무리 발언마다 ‘숨은 전략’
“지금은 이재명”으로 준비된 후보 강조
김문수 “해보자, 뭉치자” 역전승 노려
6·3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부터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김 후보가 만만치 않은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대선에선 블랙아웃 기간 직전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 후보에 당선됐지만, 국민의힘 김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간 막판 단일화 등 보수 진영의 극적 결합 가능성과 같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27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8일부터 다음 달 3일 오후 8시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는 새로운 여론조사 공표 및 인용이 금지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선거일에 임박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변수는 단일화·샤이보수·투표율
막바지 표심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는 무엇보다 김문수·이준석 후보 간의 ‘보수진영 단일화’가 꼽힌다. 두 후보 지지율의 산술적 합계가 이재명 후보와 비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수진영 내에서 단일화 압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다만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날지는 미지수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4∼25일 성인 1004명 대상,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중 김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기존 이준석 후보 지지층의 52%만이 김 후보를 지지했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김 후보 지지층의 76%가 이준석 후보 지지자로 변환됐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수’가 투표장에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대식 선대위 대외협력본부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지난해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가 위험하다’고 주목했는데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18석 중 17석을 부산에서 석권했다”며 “샤이 보수들이 굉장히 존재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해볼 만한 선거 아니냐, 부산도 의외로 생각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샤이 보수 유권자가 투표에 나설지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는 ‘투표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86%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20대 대선 당시 같은 조사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은”, “할 수 있다”, “10명에게…”
반복되는 후보들의 유세 연설 속 마무리 발언에 숨겨진 전략을 살펴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이 후보는 모든 유세 연설을 “지금은 이재명입니다”라는 문장으로 끝마친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은 이재명’은 이 후보가 예비후보 때부터 사용한 슬로건”이라며 “이 후보가 경제위기 등 지금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준비된, 유일한 후보라는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문장”이라고 설명했다. 긴 연설 끝에는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표현을 덧붙임으로써 이러한 삼중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김 후보는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뭉치자, 이기자”를 선창하고, 지지자들에게 이를 따라 해달라며 유세를 마무리 짓는다. 이는 지지층에게 민주당 이 후보를 꺾고 역전승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 후보는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뭉치자, 이기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말했다고 강조한다. 보수진영 전직 대통령들을 언급하며 지지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결집을 꾀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개혁신당 이 후보는 유세 말미에 “꼭 여러분 주변 10명에게 이 얘기를 전해달라. 그리고 또 그 10명에게 또다시 10명에게 전해달라고 말해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인 만큼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입소문)으로 지지율을 상승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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