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도 해외에 장기간 체류한 허재호(83) 전 대주그룹 회장이 출국 10년 만에 국내로 붙잡혀왔다.
광주지검은 뉴질랜드에서 검거한 허씨를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허씨는 2007년 5∼11월 지인 3명의 명의로 보유한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 매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세 5억136만원 등을 내지 않은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검찰 수사는 2014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의 고발로 시작됐는데, 허씨는 2015년 7월 참고인 중지 처분이 내려지자 2015년 8월 돌연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허씨는 해외에 체류하며 재판에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고, 법무부는 2021년 6월 뉴질랜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사법 당국은 올해 3월 18일 뉴질랜드 법원의 범죄인 인도 결정, 이달 8일 뉴질랜드 법무부 장관의 범죄인 인도 명령이 잇달아 내려지자 송환 절차에 착수했다.
허씨는 광주교도소에 구금돼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과거 500억원대 탈세 혐의로 선고받은 벌금 254억원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2014년 귀국, 일당을 5억원으로 환산한 노역장 유치로 '황제노역'이라는 공분을 사기도 했다.
거센 논란에 검찰이 노역을 중단시키자 허씨는 엿새간 노역으로 탕감받은 30억원을 제하고 남은 벌금 224억원을 납부했다.
허씨는 조세 포탈 혐의 재판과 별도로 대주그룹에서 100억여 원을 빼내 전남 담양의 골프장에 넘긴 혐의(횡령·배임) 등 여러 건의 고소·고발 사건으로 경찰 수사선상에도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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