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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무료 주식'… 클릭해보니 가짜 사이트만 10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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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7 20:02:31 수정 : 2025-05-27 2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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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증권사 사이트를 차려 투자자들에게 1000억원에 달하는 거래 대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허위 증권사 사이트를 개발, 판매, 운영한 3개 조직과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피해자를 유인한 업체 등이 적발됐는데 이들이 활용한 가짜 사이트는 총 105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심형석)는 허위 증권사 사이트를 개발한 A(54)씨 등 6명을 구속기소하고 불법 스팸 문자를 발송한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가짜 증권사 사이트에 ‘삼성전자 주식 무료 지급’, ‘즉시 입출금’ 등의 스팸 문자를 보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증권사 사이트 운영조직과 개발조직, 판매조직 등으로 구분되는 조직적으로 분업화해 범죄를 저질렀다. 

 

검찰에 따르면 허위 증권사 사이트 판매조직을 운영한 B(41)씨는 2020년 5월부터 가상으로만 거래되는 증권사 사이트 105개를 A씨 등 사이트 개발조직에 의뢰해 개발한 뒤 C(51)씨에게 판매했다. 사이트를 구매해 관리하면서 피해자를 모은 C씨 등 운영조직은 ‘OO에셋’, ‘OO증권’ 등의 이름으로 2021년 4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주식거래를 명목으로 피해자의 돈을 가로챘다.

 

이 운영조직은 불법 스팸 문자 발송업체를 운영하는 D(28)씨에게 메시지 한 건당 10원씩 추가금을 내고 불법 스팸메시지를 총 280만 건 발송했는데, 주식거래뿐 아니라 보이스피싱에 관한 것도 있었다.

 

개발조직, 판매조직, 운영조직으로 나뉜 일당은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분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해외 서버를 이용하고, 가상자산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회피했다고 봤다.

 

A씨 등 2명이 운영한 개발조직은 프로그램 개발업체를 운영하면서 적법한 프로그램 개발업인 것처럼 가장했고, 판매조직과 서로 가명을 사용하거나 지하철역 근처에서 대금을 현금으로 주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B씨 등 4명이 운영한 판매조직은 대포폰을 사용해 범행을 은폐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OO에셋’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이트를 운영한 C씨 등 4명은 스팸 메시지를 전송하고 수익을 얻으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속인 후 투자자들이 출금을 요청하면 서버를 폐쇄하는 수법으로 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상반기 주식 관련 스팸 메시지가 급증한 것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스팸메시지 신고는 총 3억6000만 건 접수됐는데, 주식 및 투자와 관련된 메시지가 약 9400만 건으로 26%가량을 차지했다. 검찰은 스팸 메시지 속 링크로 연결되는 서버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 일당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당으로부터 범죄수익금 10억7500만원을 압수하고, 24억5439만원에 대해 추징 보전해 환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화 인력 및 디지털 수사기법을 활용해 날로 지능화되는 사이버범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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